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형법상 ‘형사 미성년자’의 최저 연령을 만 14세에서 12세로 낮추는 것을 포함해 미성년자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를 위한 관련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만 12세인 초등학생이 강력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할 수 있고, 살인 등 잔혹사건의 경우에는 만 16세만 넘으면 사안에 따라 법정 상한형인 20년의 징역을 넘어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다.
개정안은 형법상 ‘형사 미성년자’의 최저 연령을 현행 만 14세에서 12세로 낮추고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도 고쳐 살인 등 잔혹사건의 경우 만 16세가 넘으면 소년범의 법정 상한형을 넘어 중형을 내릴 수 있도록 재량을 부여했다. 이 의원은 “예컨대 20명을 살해한 유영철이 만일 만 18세 미만이었더라면, 토막살인을 한 오원춘이 17세였더라면, 미성년자이니까 그런 흉악범도 가벼운 처벌을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초등생을 죽여 시체를 조각내고 살점을 나눠준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피해자 부모에게 여러분은 정녕 ‘20년 이상 처벌은 절대 안돼요!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일침했다. 앞서 이 의원은 형사 미성년자의 최저 연령을 만 12세로 낮추고 이들이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중형을 선고할 수 있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연소자가 극형에 처해질 우려를 감안해 16세 이상으로 수정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만 14세 미만의 소년은 살인을 해도 징역을 살지 않는다. 이 의원은 “형법 제9조는 64년 전인 1953년에 제정됐는데 그때는 14세를 어린애라고 봤지만 지금은 교육제도와 미디어의 발달로 사리분별 능력도 있고 신체 발달도 상당하다”면서 “우리나라도 만 12세 이상은 범죄행위의 책임을 물어 처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 중학생 폭행사건 등 최근 미성년자의 잔혹 범죄가 잇달아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며 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 의원을 비롯해 같은당 표창원, 자유한국당 장제원,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 등이 잇달아 관련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여야 지도부에서도 법 개정 필요성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제기된 바 있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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