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 개발 책임자와 손을 잡고 팔짱을 끼는 등 스킨십을 과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북한 주민들에게 ‘따뜻하고 소탈한 젊은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연출로 풀이된다.
북한 조선중앙TV는 10일 김 위원장이 6차 핵실험 관계자를 위한 경축연회와 경축공연에 참가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김 위원장은 북한 핵 개발 분야의 사령탑인 홍승무 노동당 군수공업부 부부장을 자신의 왼쪽에, 실무책임자인 리홍섭 핵무기연구소 소장을 자신의 오른쪽에 세우고 목란관 연회장에 입장한다.
이때 김 위원장은 리홍섭의 팔짱을 끼거나 손을 꼭 잡는 등 핵 개발 과학자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연회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박봉주 내각 총리 등 고위간부들에게 리홍섭을 특별히 소개하는 모습도 보였으며 군부 서열 1위인 황병서(차수)가 상장(별 3개) 계급인 리홍섭에게 깍듯하게 경례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영상 속에서 김 위원장은 리홍섭과 술잔을 부딪치거나 술잔을 든 채 홍승무와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등이 확인됐다.
북한 내 ‘최고 존엄’이 공개석상에서 누군가를 등에 업는 모습은 김일성·김정일 집권 시기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또 김 위원장이 권력을 잡은 이후 고모부인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을 비롯해 체제 유지에 걸림돌이 되는 당·정·군 고위간부들을 무자비하게 처형하거나 숙청했지만 핵·미사일 개발 과학자들에게는 눈에 띌 정도로 다른 행동을 보여주고 있어 이례적이란 평가다. 지난 2월 이뤄진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 시험발사, 5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 시험발사, 7월 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 때에도 김 위원장은 미사일 개발 책임자들의 손을 꼭 잡거나 포옹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수현기자 valu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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