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서울 정동 지역에 내년 하반기쯤 2.6km규모의 ‘대한제국의 길’이 들어선다. 낙원상가·돈화문로 일대에는 조선시대, 근대 전환기 등 시대별로 특화된 거리가 조성된다.
서울시는 11일 열린 제3차 도시재생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낙원상가·돈화문로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안) 및 정동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 구상(안)’에 대한 사전 자문을 받았다고 12일 밝혔다.
서울시는 앞서 올해 2월 정동 일대를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선정하고 역사문화지원 특화지역으로 재생방향을 설정한 바 있다. 이어 대한제국 시기 13년의 역사와 정동 내 대표적 근대문화유산의 보전과 활용이라는 비전을 담아 ‘정동貞洞, 그리고 대한제국13’ 이라는 이름으로 역사재생 활성화계획 구상안을 수립했다. 구상안의 주요 내용은 역사보행 네트워크 구축과 함께 ‘대한제국의 길(Korean Empire Trail)’을 조성하는 것이다.
대한제국의 길은 5개 테마로 구성된다. 잊혀진 역사 명소로 탐방객의 발길을 이끄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현재 정동 내 지역협의체 및 문화재청 등과 협의를 통해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가 진행중이다. 또 과거 돈의문에서 소의문에 연결되었던 옛 성곽 주변의 순성길을 회복하는 ‘순성길 조성’계획과도 병행할 예정으로 서울시는 내년 하반기 즈음에는 공사가 완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또 낙원상가·돈화문로 일대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돈화문로(조선시대) △삼일대로(근대전환기) △익선~낙원(근·현대) △서순라길(현대) 등 4개의 특화거리로 조성한다.
조선시대 왕이 백성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던 돈화문로는 ‘시민이 궁궐로 가는 길’로 탈바꿈한다. 현재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은 안국역을 이용해 창덕궁으로 간다. 그러나 앞으로는 종로에서 돈화문로를 따라 내려가 창덕궁 입구인 돈화문 앞에 다다르게 한다는 게 목표다.
안국역 사거리에서 운현궁, 낙원상가를 거쳐 탑골공원까지 이어지는 삼일대로는 3·1 운동 기념 공간으로 만든다. 잘 드러나지 않은 역사 공간을 발굴해 3·1 운동의 가치를 재조명하기로 했다.
돈화문로와 낙원상가 사이에 있는 익선∼낙원 지역은 궁궐 밖으로 나온 ‘의·식·주·락(衣食酒樂)’ 문화를 재창조하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종묘 서편의 서순라길은 귀금속 공예 창작거리로 만든다.
서울시는 현재 ‘구상안’ 단계인 정동 일대 도시재생계획을 지역 협의체와 논의해 ‘계획안’으로 발전시키고, 계획안이 나온 낙원상가·돈화문로 일대 도시재생은 공청회 등 법적 절차를 거쳐 시행하기로 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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