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과 야당은 12일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논란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정부 외교·안보라인이 전술핵 재배치 검토 가능성을 두고 다른 목소리를 내 ‘국무위원 간 엇박자’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정부의 전술핵 재배치 검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정부는 전술핵 배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불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 총리는 ‘이미 한반도 비핵화는 무효화 된 상황이고 미국 백악관 테이블에도 올라갔는데 정부가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도 안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적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마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연일 통화하고 있고 지난 한미 정상회담 이후 상황변화를 거의 매일 점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총리는 또 평화협정 체결과 전시작전권 환수가 ‘아주 위험한 발상’이라는 이 의원의 지적에 “평화협정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명품이 아니고 오래전부터 나온 이야기”라며 “전작권 환수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이 합의된 사항을 한 자도 바꾸지 않은 것”이라고 맞섰다.
이 총리는 ‘전술핵 재배치가 우리 옵션에 없다고 분명하게 선언할 수 있느냐’는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재차 확인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 등 야당 대표들과 만나 전술핵 배치의 무모성을 설득하고 논의할 용의가 있는가’란 민 의원의 말에 “그렇게 해보겠다”고 답했다.
야당은 전술핵 재배치를 두고 외교·안보 책임자인 송영무 국방장관과 강경화 외교장관 간 미묘한 의견 차를 보인 데 대해 날을 세웠다. 송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난달 30일 맥마스터 미 안보보좌관과의 회동에서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논의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이주영 의원은 ‘장관 잘릴 각오로 전술핵 재배치를 추진하겠다고 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우 바른정당 의원은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한 바 없다’는 강 장관의 말에 “송 장관은 하나의 카드로 검토한다고 했는데 외교·안보를 책임지는 국무위원끼리 엇박자를 내도 되느냐”고 꼬집었다. 강 장관은 이에 대해 “송 장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가 급속도로 진전되는 상황에서 여러 방안을 검토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며 “정부 전체에서 검토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인영 민주당 의원은 송 장관에게 “한미 장관 회담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의제로 설정한 수준이었느냐”고 되물었고, 송 장관은 “한국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고 인용한 수준”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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