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사 임용절벽 사태를 불러온 2018학년도 서울시 초등교사 선발인원이 385명으로 확정됐다. 지난달 사전예고한 105명보다 3배 이상 늘었지만 전년도 모집인원인 846명(합격자 813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교육부가 교사 정원을 동결한 상태에서 현직 교사의 휴직·파견을 최대한 늘려 자리를 확보하는 ‘정원 쥐어짜기’의 결과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3일 “학습연구년제 교사 및 파견교사 확대 등에 따라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여유인력만큼 선발인원을 증원했다”며 “향후 문재인 정부가 교사 1인당 학생 수 및 학급당 학생 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감축하는 등 교사 수를 늘릴 것이라는 점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시 교육청은 이를 위해 시간선택제 교사 전환요건을 ‘학교 내 2인 신청’에서 ‘학교 간 2인 신청’으로 완화하고 자율연수휴식제 제한(학교 정원의 5% 이내)을 삭제했다.
올해 정원 쥐어짜기를 통한 선발인원 확대는 내년과 내후년 선발인원 감소라는 ‘임용절벽 장기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 교육청은 앞으로 2~3년간 선발인원을 예년보다 적은 300명 안팎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조 교육감은 “교사 수요 급감의 피해가 올해 교대 졸업생에게 집중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해 선발인원을 최대한 늘렸다”며 “대신 향후 몇 년간 선발인원을 다소 줄여 고통을 분담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내년 실제 선발인원은 300명보다 더 낮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직 교사의 휴직이나 시간선택 전환이 예상보다 적으면 그 숫자만큼 선발인원을 축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윤오영 시 교육청 교육정책국장도 “올해 선발인원 확대는 약간의 모험”이라고 인정했다. 현재 서울 초등학교 교사 임용 대기자 851명에다 올해 선발인원 385명을 더하면 총 대기자 수는 1,236명으로 늘어난다. 올해 교사 발령 예상인원 380명이 내년과 내후년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하더라도 총 발령인원(1,140명)은 임용 대기자보다 100명가량 적다. 경기·인천·대전·세종·전북·제주 등 ‘임용절벽’을 맞은 다른 지역도 향후 2~3년간 선발인원을 줄이는 대신 올해 선발인원을 소폭 늘리는 ‘쥐어짜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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