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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버블코인…가상화폐 경계 나선 월가

"17세기 튤립 광풍보다 심해"

JP모건 CEO 비판 나섰지만

블록체인 기술개발 열 올려

일각선 발언 진정성 의심도





올 들어 전 세계에서 가상화폐 투자 광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최대 은행의 수장이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혹평해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12일(현지시간) 바클레이스 주최로 열린 은행산업 콘퍼런스에서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광풍보다 더 심하다”며 “비트코인은 사기이며 이 시장은 결국 폐쇄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과거 네덜란드인들이 튤립을 명품으로 생각해 사재기에 나서면서 튤립 알뿌리 가격이 집값을 뛰어넘었던 사례를 거론하며 비트코인 거품을 경계한 것이다. 다이먼 회장은 또 “가상화폐를 거래한 회사 트레이더를 해고했다”며 “그가 내부 규칙을 어기고 멍청한 짓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월가 거물이 400년 전 네덜란드 경제를 망가뜨렸던 명품 튤립 사재기 현상에 빗대 비트코인 투자를 ‘어리석은 짓’으로 매도하자 시장에서는 가상화폐 거품론에 다시 불이 붙었다. 여기에 13일 오스트리아에서 운영되는 것으로 보이는 투자펀드 ‘I2 인베스트먼츠’가 중국 금융당국의 비트코인 관련 규제 소식으로 비트코인의 가격이 폭락한 탓에 투자액 중 95%를 날렸다는 영국 일간 더타임스의 보도가 나오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경각심이 한층 고조됐다. 이 펀드가 최근 공개한 관리자산 규모는 2,600만파운드(약 390억원)로 손실액은 약 1,962만파운드에 달한다. 해당 펀드는 더 이상의 신규 고객을 받지 못한 채 자산 정리에 들어간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다이먼 회장이 가상화폐 거래로 은행들의 중개영업이 침범당하자 투정을 부린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다이먼 회장은 지난 2014년 한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최악의 가치저장 수단”이라고 평가절하하는 등 가상화폐를 번번이 저격했다. 일각에서는 가상화폐 등장이 은행의 중개거래수수료 감소로 이어지는 데 따른 위기의식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가상화폐가 일반화될수록 개인 대 개인 거래가 활발해져 은행의 ‘밥그릇’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JP모건이 비트코인을 혹평하면서도 비트코인 채굴 시스템인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점도 다이먼 회장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요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JP모건은 지난해 골드만삭스 등과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6,000만달러(약 677억원)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올 2월에는 이더리움(가상화폐의 일종) 기술 응용을 연구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협업하기로 했다”며 “다이먼이 블록체인의 유용성을 강조하면서 비트코인을 강하게 비난하는 진의가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비트코인은 비대칭 정보로 이익을 챙기는 파렴치한 중개인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사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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