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부품 업체 닛신보홀딩스가 세계 최초로 백금을 사용하지 않는 연료전지용 촉매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3일 닛신보홀딩스가 지난 2009년부터 상용화 연구를 진행해온 탄소합금 촉매 ‘카본 얼로이’의 양산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당초 회사 측은 개술 개발에 성공한 이듬해인 2010년 양산을 목표로 삼았지만 기술 개발부터 실제 양산까지 8년이 걸렸다.
닛신보는 우선 캐나다의 연료전지 전문 대기업 ‘발라드파워시스템스’에 출력 30W짜리 배터리에 들어가는 촉매를 공급할 계획이다. 발라드는 이를 사용해 휴대 전자기기용 전지를 생산해 오는 12월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닛신보는 향후 수소연료전지차용 전지에도 카본 얼로이가 채택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탄소합금 연료전지 촉매 개발 왜
백금가격 비싸 대체재 필요
수소차연료전지 고민 덜 듯
닛신보홀딩스의 신기술 상용화는 연료전지 생산에 드는 비용을 크게 낮춰 연료전지를 탑재하는 수소자동차 보급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값비싼 백금 대신 탄소를 사용할 경우 연료전지 재료에 드는 비용을 기존의 수천분의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연료전지나 초전도체 등에 활용도가 높은 백금은 산업용 금속이지만 전 세계 매장량이 순금의 25%에 그치고 은보다 고급스러운 은백색을 띠어 귀금속시장에서의 수요도 높다. 현재 백금 시세는 1g당 4만~5만원대에 달한다. 미래 에너지원인 수소를 동력으로 삼은 수소(연료전지)차에는 약 60~70g의 백금이 필요해 수소차 가격을 높이는 주원인으로 꼽힌다. 신문에 따르면 수소연료전지차 한 대당 촉매 비용은 3,650달러(약 410만원) 정도로 전지부품 비용의 40~45%를 차지한다.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2000년대 들어 개발한 수소연료전지차에 탑재하기 위해 백금 함유량을 최소화하는 전지 개발에 나섰음에도 수소차가 널리 보급되지 않은 것은 백금을 비롯한 전지부품 가격이 워낙 비싸기 때문이다.
이에 닛산보를 포함한 많은 자동차부품 업체들은 연료전지의 촉매로 사용하는 백금과 양성자교환막 등을 다른 물질로 대체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해왔다.
신문은 닛신보가 신재료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함에 따라 전기차에 비해 보급이 더뎠던 수소차 시장 확대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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