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연세대 사회학과 수업에 ‘1일 강사’로 나섰다.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을 맡은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주선한 것으로, 사전에 공지되지 않은 ‘깜짝 특강’이었다.
홍 대표는 “연세대 들어설 때 ‘나가라’는 구호나 현수막이 있을까 싶어 (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찾았다”며 “터놓고 얘기할 기회가 있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고려대 출신인 홍 대표는 “대학 시절 연세대 백양로를 찾은 데 이어 50년 만의 방문”이라며 “한국사회 전반에 있어 여러분의 궁금증에 대해 말씀드리겠다”는 짧은 인사말을 마치고 곧바로 질의·응답에 나섰다.
학생들은 첫 질문부터 홍 대표를 곤혹스럽게 했다. 사회학과 3학년이라고 소개한 한 학생은 “홍 대표는 부인에게 ‘촌년이 출세했다’는 말을 했다. 돼지 발정제 사건도 있었다”며 당 혁신 차원에서 여성관이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을 던졌다. 홍 대표는 자신을 ‘창녕 촌놈’이라고 부르며 “경상도에서는 이런 말이 여성 비하가 아닌 친근한 말”이라고 설명한 데 이어 돼지발정제 문제에 대해선 이미 대선 기간에 했던 해명을 반복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대선공약을 짧은 시간에 많이 이행하고 있다’는 취지의 질문이 나오자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평가하기는 이르다”고 말하면서도 여러 문제점을 제시했다. 그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잘못 가고 있다”며 공포의 핵 균형 필요성을 강조한 데 이어 81만명 공무원 증원을 비롯한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 탈원전 정책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학생들은 “보수야당이 대안 정당으로 역할을 못 해 젊은층의 외면을 받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탈당 권유는 꼼수 아니냐”, “추가 혁신이 없다면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의 탈당 권유는 꼬리 자르기에 불과할 것” 등의 뼈아픈 질문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홍 대표는 “한국당이 신보수주의를 내걸고 다시 시작하려는 것의 중심 개념은 국익”이라며 “한국당이 능력을 갖췄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국민 앞에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생들과 1시간 30분 동안의 질의응답을 마친 홍 대표는 “한국당이 싫더라도 좋아하려고 노력해 달라”며 “저희 당을 예쁘게 봐달라”는 호소도 곁들였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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