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과 짜장면이라니 참 이색적이죠? 사찰 음식으로 진행하니 아이들 입맛에 안 맞아서 고기도 넣었어요”
한때 120kg까지 나갔다는 스님의 웃음이 호탕하다. 오는 19일부터 화성직업훈련교도소를 시작으로 교도소의 재소자들에게 직접 짜장면을 만들어 노래 공연, 강연과 함께 전달하는 ‘짜장면 법회’를 진행하는 사단법인 자비명상 대표 마가스님(왼쪽)과 전북 남원 선원사 주지 운천스님(오른쪽)이다. 2015년 4월 발생한 네팔 대지진 봉사활동에서 서로 인연을 맺었다는 두 사람은 화성직업훈련교도소를 시작으로 전국 교도소를 찾아가 짜장면과 함께 ‘나는 내 삶의 주인공’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이들은 10월 의정부교도소, 11월 여주교도소에서 ‘짜장면 법회’를 이어간다.
운천스님은 2009년부터 1,000회 넘게 교도소와 복지시설 등을 돌며 짜장면 나눔을 해왔다. 왜 하필이면 짜장면일까. 운천스님은 “중국 절강사범대 유학 시절 룸메이트들에게 밥을 해먹이던 즐거운 추억이 떠올라 밥 공양을 하기로 다짐했다”며 “잘 만들 수 있으면서도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이 짜장면이라 짜장면으로 정했다”고 웃었다. 한번에 2,500인분의 짜장면을 만든다는 그는 “요리를 준비하기 위해 춘장 70kg, 밀가루 320kg를 준비한다”며 “하루 전날 밀가루 발효를 시켜야 하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지구의 지옥이 바로 교도소 아닐까 생각한다”는 마가스님은 “법회를 하면서도 이들이 어떡하면 조금 더 즐거울 수 있을지 생각하다가 ‘짜장면 공양’을 하는 운천스님의 연락이 왔다”며 “내친 김에 젊은 예술인들에게 재능 기부를 부탁해 ‘힐링 콘서트’를 열게 됐다”고 웃었다. 이들은 재소자 가족을 위한 템플스테이도 추진 중이다. 마가스님은 “재소자가 교도소에 입소하면 가족은 그야말로 해체 위기로 몰리게 된다”며 “(재소자 가정을 위한)가정생활을 위한 보조금도 추천을 받아 지급할 예정”이라 말했다.
소망교도소(개신교 계열의 아가페 재단이 설립한 아시아 최초의 민영교도소)에도 갈 생각 있나”는 질문에 호탕하게 “부르면 가야죠”라 답하는 스님들의 목표는 ‘불교교도소’ 설립이다. 한달에 한곳씩, 53개 교도소에서 ‘짜장면 법회’를 다 마치면 4년 반정도 걸릴 거라는 이들은 “비용이 걱정되지만, 4년 반 뒤엔 또 어떻게 되지 않을까요?”라며 웃었다.
/글·사진=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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