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을 빼돌려 자택 인테리어 비용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9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 출석해 회삿돈 30억원이 자택 인테리어 비용으로 사용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예정된 시간에 맞춰 출석한 조 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변호인과 함께 경찰청사로 들어섰지만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한 뒤 서둘러 조사실로 들어갔다. ‘본인이 직접 지시했는지’와 ‘총수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조 회장을 상대로 장시간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은 회삿돈을 빼돌리도록 지시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소환 일정도 이날 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조 회장은 2013년 5월부터 2014년 8월까지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용 30억원 가량을 계열사 호텔 공사비용에서 빼돌려 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이사장은 공동정범 혐의다. 앞서 경찰은 자금 유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된 한진그룹 건설부문 고문 김모(73)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했다. 당초 경찰은 조 회장 부부에게 각각 지난달 24일과 25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지만 신병치료를 이유로 출석을 연기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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