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고소·고발하자 이 전 대통령 측이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19일 민주당 적폐청산TF(태스크포스)에 참석해 이 전 대통령을 고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시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의 이른바 ‘박원순 제압문건’과 관련, “권력을 남용해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치는 이런 적폐는 청산돼야 한다”면서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원순 제압문건과 그 실행은 저와 제 가족뿐 아니라 청년실업자에 대한 제압이었고 (또) 비정규직 노동자 제압, 서울시 공무원을 넘어 서울시민을 향한 그런 제압이었다”고 지적했다.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는 지난 11일 ‘국정원 적폐청산TF’로부터 국정원이 박 시장을 ‘종북인물’로 규정하고 ‘서울시장의 좌(左)편향 시정운영 실태 및 대응방안’, ‘좌파의 등록금 주장 허구성 전파’ 같은 문건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보고받았다. 이후 국정원은 검찰 수사 의뢰를 권고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측은 공식반응은 자제하면서도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국 상황에 일희일비해서 대응할 생각은 없다”고 짧게 말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황당하다”면서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적폐 청산이라는 명목으로 제대로 된 근거도 없이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인식이다.
또 다른 이 전 대통령 측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그런 것을 보고받고 지시할 정도로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라면서 “대통령 재임 시절 금융위기 극복과 원전 수주 등을 위해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했다”고 지적했다./류승연 인턴기자 syryu@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