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이 유엔총회 참석차 전 세계에서 몰려든 각국 정상과 수행원, 취재진들로 도심 전체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해 버렸다. 도로 곳곳에서 극심한 교통체증이 이어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도 예외 없이 차에서 내려 걸어서 이동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뉴욕에 도착해 첫 일정으로 오후 5시 20분부터 유엔 사무국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면담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구테흐스 사무총장을 만난 시각은 예정보다 18분이 늦은 오후 5시 38분이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에스코트를 받고 이동했는데도 뉴욕 시내의 교통체증이 워낙 심해서 예정된 시간을 맞출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음 일정인 동포간담회로 이동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청와대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 대통령이 120여개국 정상들이 모인 뉴욕의 교통체증으로 세 블록을 걸어서 이동했다”며 “수행원들 역시 뉴욕 거리를 정신없이 뛰어다닌 오후였다”고 전했다. 청와대가 함께 올려놓은 동영상을 보면 문 대통령은 도보로 이동하는 도중 거리에서 만난 교민들과 반갑게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교통체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외국 정상도 예외는 아니었다. 외교부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유엔본부에서 일정을 마친 후 차량을 이용해 다음 일정이 예정된 장소로 가려고 했으나 극심한 교통체증 때문에 중간에 내려 도보로 이동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유엔본부 앞에 정상들이 묵는 숙소가 모여 있어 도로 경비 등이 특히 삼엄하다”면서 “유엔총회를 맞아 각국 정상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도로 상황이 더 안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뉴욕=민병권기자,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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