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유엔 정상외교 직후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청와대 5자 회동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21일 예정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표결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3선 의원 연석회의에서 “최근 여권의 행태를 보면 우리 당 의원들에 대한 신상털기에 주력하고 있다”며 “몽둥이를 들고 ‘협조하라’고 요구하는 형국”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 5자 회동을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정부·여당은 우리 당 의원들에 대한 신상털기를 중지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홍 대표가 말하는 ‘우리 당 의원들에 대한 신상털기’는 최근 제기된 자유한국당 소속 일부 의원에 대한 채용 특혜 의혹과 정치자금법 위반·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수사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 대표는 1998년 DJP(김대중-김종필) 정권이 탄생하면서 당시 한나라당 의원 36명이 탈당해 2명은 자민련으로, 34명은 새정치국민회의로 간 일을 언급하며 “그때와 똑같은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상황에서 회동을 제안하는 것을 두고는 “한 손에 몽둥이를 들고, 다른 한 손에 사탕을 든 비열한 국정운영”이라고 쏘아붙이며 “여기에 굴복해서도, 좌절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21일 예정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국회 표결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기독교계가 김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고 있고, 이념 편향성 문제 등을 고려할 때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우리 당 의원들이 한마음이 돼 인준 거부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