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 있는 한 임대 사무실에서 재배시설을 만들고 대마초를 속성으로 대량 생산해 1년간 7억 원어치를 판매해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의자들은 수경재배 방식으로 대마초를 키워 피우거나 지인에게 판매했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20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판매총책 A(40)씨, 자금책 B(40)씨, 제조책 C(36)·D(45)씨와 상습 대마 흡연자 등 12명을 구속하고 조직원과 단순 흡연자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지난 2015년 8월부터 1년간 부산 수영구에 있는 한 건물 사무실에서 재배한 대마초와 대마에서 추출한 ‘해시시 오일’ 등 마약류 7㎏(시가 7억 원 상당)을 판매하고 흡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마초 7㎏은 0.5g씩 1만 4,000여 명이 동시에 피울 수 있는 양이다.
경찰은 판매총책 A씨에게서 차명 은행계좌와 장부를 발견하고 대마 거래 규모를 추산했다. 경찰은 대마를 만든 사무실에서 약 4,000명이 동시에 피울 수 있는 대마초 2㎏을 압수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사무실을 암실처럼 만들어 흙이 아닌 물과 영양분, LED 불빛으로 키우는 수명재배로 대마를 대량 생산했다. 대마초를 수경재배로 키울 경우 생육 기간이 80~120일로 일반 재배방식과 비교해 4분의 1가량이 짧아 대마 생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유튜브와 인터넷에서 수경재배 방법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A씨 등은 대마초를 알선책과 매매책을 통해 서울·부산·대구 등지에서 지인이나 선후배에게 은밀하게 판매했다. 대마초 수요가 많아지자 경기도에 있는 한 농가를 빌려 대마초를 재배하기도 했다.
검거된 32명 중 10여 명은 해외에서 공부해 이미 외국에서 대마초를 흡연한 경험이 있었다. 경찰은 검거된 뒤에도 일부는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A씨 등에게서 대마를 사서 피운 사람들은 과거 유명가수와 함께 대마초를 피우다 적발된 적이 있던 작곡가를 포함해 사진작가, 건축사, 요리사, 클럽 디제이(DJ), 부유층 자녀 등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외국으로 도피한 3명을 포함해 공범 6명을 뒤쫓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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