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게이트’ 연루 의혹과 백인우월주의 두둔 발언 등 각종 악재에 막혀 추락을 거듭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20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43%로 샬러츠빌 유혈 사태의 후폭풍이 거셌던 지난달 중순(39%)보다 4%포인트 올랐다.
갤럽의 주간조사에서도 지난주 지지율이 38%로 지난달 말(35%)보다 3%포인트 상승했고 정치전문지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최근 내놓은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지난달 말의 최저치에서 2.5%포인트 오른 40%로 뛰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1월 정권 출범 이후 3주 연속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폴리티코는 “역대 대통령들의 재임 첫해 지지율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지만 적어도 하락세는 잡힌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곤두박질치던 지지율 반등 왜 ?
허리케인 피해수습 높은 점수
‘극우 아이콘’ 배넌 해임도 한몫
취임 후 연일 내리막을 걸으며 30%대의 게걸음을 이어가던 지지율이 소폭이나마 반등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상 최대 허리케인이었던 ‘하비’와 ‘어마’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민심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미국 본토를 강타한 초강력 허리케인에 대응하고 피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달 초 연방부채 한도 증액 절차 폐지를 놓고 야당인 민주당과 타협하며 양당제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지지율 상승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WP는 “국수주의자이자 보수주의자인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가 백악관에서 해임된 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며 “교육 수준이 높고 온건한 성향의 공화당원들이 다시 집결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원인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창하는 ‘미국 우선주의’의 설계자이자 극우의 아이콘으로 지목돼온 배넌이 지난달 전격 해임되면서 트럼프 정권이 분열과 갈등보다는 온건주의로 정책 방향을 선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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