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완전 파괴’ 발언에 대응해 태평양 해상의 ‘역대급 수소탄 시험’ 가능성까지 흘리면서 반발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뉴욕 맨해튼의 숙소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공언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에 대해 “태평양 상에서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하는 것이 되지 않겠는가”라고 답했다. 만일 북한이 지하 핵실험이 아닌 태평양상으로 미사일 핵실험을 한다면 예측할 수 없는 큰 파장이 예상된다.
북한이 태평양 해상으로 수소탄 실험을 한다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급 이상의 미사일에 수소탄을 장착해 발사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북한은 지금까지 6차례 핵실험을 했지만 모두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위치한 지하시설에서 진행했다. 이 중 1∼4차 핵실험의 경우 핵탄두가 아닌 핵폭발 장치를 터뜨린 것으로 추정됐다. 북한은 작년 9월 5차 핵실험 직후 ‘핵탄두 폭발시험’을 시행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일 6차 핵실험 직후에는 수소탄으로 추측되는 장구 모양의 탄두를 결합하는 핵실험 준비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핵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실전 운용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견해다. 핵탄두를 결합한 시스템이 전체적으로 완벽하게 작동하는지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을 지난 8월 29일과 이달 15일의 IRBM ‘화성-12형’ 발사와 같이 일본 상공을 넘어 태평양으로 발사한다면 미국과 일본을 극도로 자극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 일각에서는 태평양 상에서 수소탄 시험을 한다는 언급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도발로 한반도 정세를 벼랑 끝으로 몰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실제로 시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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