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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풍계리 인근 지진…韓 기상청 “자연지진” vs 中 당국 “폭발추정”

中 “진원깊이 0㎞”…기상청 “인공지진 때 음파 이번엔 없어”

중국 국가지진대망




북한의 핵실험장이 위치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23일 발생한 지진의 원인을 놓고 한국과 중국기관의 분석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5시29분께 길주 북북서쪽 23㎞ 지역에서 규모 3.0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진의 파형을 분석한 결과 자연지진으로 보인다”며 “강원 양구와 철원에 있는 음파관측소에서도 음파가 감지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공지진 때 나타나는 음파가 이번에는 없었다는 분석이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전문분석관은 “이번 지진에서는 자연지진에서 나타나는 P파와 S파의 파형 특징이 뚜렷하게 관찰됐다”면서 “또 인공지진이 일어나면 흔히 음파가 나타나는데, 음파 역시 관측이 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지진 발생 지점은 북한 핵실험장이 있는 함북 길주군 풍계리와 근접한 곳으로 파악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진이 발생한 장소는 6차 핵실험을 한 위치에서 남동쪽으로 20㎞가량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자연지진이라는 우리 기상청의 분석과는 달리 중국의 지진관측기관은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점쳤다. 중국 국가지진대망(CENC)은 이날 “북한에서 3.4 규모의 지진이 탐지됐다”고 밝히면서 이번 지진이 폭발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CENC가 밝힌 위치는 함경북도 길주군 인근 위도 41.36, 경도 129.06이며, 진원의 깊이는 0㎞로 측정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통상 10㎞ 미만으로 진원이 얕은 경우에 인공지진 가능성이 제기되곤 한다.

블룸버그와 교도통신도 CENC의 발표를 인용해 같은 위치에서 규모 3.4의 지진이 감지됐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의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발생한 훨씬 작은 강도의 흔하지 않은 지진활동을 살펴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일본 관측망으로는 북한의 흔들림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교도통신에 “관련 정보를 수집중”이라면서도 총리관저 긴급회의 소집은 없었다고 전했다.

북한에 인접한 러시아 극동연해지방의 기상당국자는 “북한에서 지진이 관측된 후에도 방사선량은 평소 수치와 변함 없다. 이상이 관측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한편 미국지질조사국(USGS)와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도 이날 북한에서 발생한 것으로 중국 국가지진대망과 기상청이 발표한 지진을 모니터 목록에 게시하지 않았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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