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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공감’ 고창 공음면 푸른농장, 대지 예술가 꿈꾸는 진영호씨





23일 방송되는 KBS1 ‘다큐 공감’에서는 ‘대지에 그린 농부의 수채화’ 편이 전파를 탄다.

고창군 공음면에 펼쳐져 있는 푸른 농장. 계절에 따라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는 이곳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누구나 밭을 바라보고 있자면 절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농업을 통해 자연에 아름다운 광경을 느낄 수 있는 곳. 25년 전 광활했던 땅이 지금은 관광명소, 축제의 장이 되었다. 농지를 도화지 삼아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진영호씨.대지 예술가를 꿈꾸는 그의 삶을 따라가 보자.

▲ 대지를 디자인하는 사나이

약 430,000㎡ 땅 위에 계절의 변화에 맞춰 디자인을 하듯 작물들이 수놓아진 농장이 있다. 봄에는 청 보리, 여름에는 해바라기 꽃이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낸다. 다시 계절이 바뀌면, 메밀꽃이 피고 메밀꽃이 지나간 자리는 또 다시 다음해에 필 청 보리를 기다린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며 또 다른 경관을 만들어내는 이곳. 이제는 하나의 관광명소가 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간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곳이 유명했던 것은 아니었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몰려들기 시작한 사람들. 그 변화는 단 한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경관농업가 진영호씨, 그는 농장을 보며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그간의 노력이 보상받는 느낌이라고 한다. 그의 삶을 따라가 보자.

“이게 다 내 새끼들인데. 내 새끼들을 그렇게 많은 사람이 보고 같이 즐거워 해주니까 나도 뿌듯하고요. 야, 이게 사는 재미로구나, 이렇게 생각을 해요.”

-진영호

▲ 괴짜 서울대생의 무모한 도전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서울 토박이 진영호 씨. 그는 어린 시절 농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하지만 그의 성장과정은 통상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는듯했다. 명문고등학교와 명문대를 졸업한 후, 대기업에 취직했고 임원이 됐다. 1992년 어느 날, 그는 잘나가던 회사를 관두고 귀농을 결심했다. 그러나, 현실은 꿈과 달랐고, 농사를 짓는데 모아놓은 돈을 모두 쓸어놓고, 빚까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늘어갔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계속됐고, 광활한 대지를 도화지 삼아 점 하나, 선 하나를 그리듯 묵묵히 자신의 목장을 가꿔갔다. 2004년, 결국 이 목장에 청보리밭 축제를 개최했고, 13년동안 계절마다 새로운 축제를 열고 있다. 그 사이 40대의 건장한 남자는 70대의 노인이 됐다.

▲ 아, 하늘이시여



해바라기 씨를 뿌리고 여러 날이 지나도록, 비소식이 없는 농장. 올해 우리나라를 강타한 가뭄은 진영호씨의 농장도 예외가 아니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어도 틀리기 일쑤였고, 또 비가 온다고 해도 강수량이 너무 적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드넓은 농장에 인위적으로 물을 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만 쉬는 진영호씨가 가장 무서운 것은 농사를 망치는 것 자체보다는 꽃이 피었을 줄 알고 농장을 찾아온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것이다. 진영호씨는 무사히 해바라기를 꽃피우고 축제를 열 수 있을까?

▲ 아버지와 딸

슬하에 딸 하나인 진영호씨. 진영호씨가 처음 귀농을 선택했을 때, 딸은 고등학생이었다. 도심에서 부족한 것 없이 큰 딸에게 아빠의 귀농은 큰 충격이었지만, 속 깊은 딸은 아빠를 이해해줬다.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에 홀로 남은 딸은 잘 성장해줬고, 지금은 농장의 홍보 등도 맡아주며 진영호씨의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이제 진영호씨에겐 새로운 꿈이 생겼다. 딸이 자신의 농장을 이어받아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계속해서 이곳에서 축제를 여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꿈을 딸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지금보다 수입도 줄어들테고, 도시에서의 편안한 삶도 포기해야된다. 한참의 고심 끝에 딸에게 어렵게 말을 꺼내는 진영호씨. 그의 진심은 딸에게 전해질까?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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