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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죽음의 에어백' 질주 언제까지 방관만 할건가

이른바 ‘죽음의 에어백’ 논란에 휩싸인 일본 다카타 제품을 장착한 수입 차량이 결함 시정 없이 버젓이 질주한다는 보도는 아찔하기만 하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다카타 에어백을 탑재한 17개 자동차 메이커를 대상으로 자발적 리콜을 권고했음에도 메르세데스벤츠와 한국GM은 1년이 넘도록 자체 조사를 핑계로 요지부동이다. 도요타를 비롯한 다른 회사들이 정부 권고대로 리콜을 단행해 소비자의 신뢰감을 쌓아가는 것과는 딴판이다. 문제가 된 에어백 제조사인 다카타는 제품 결함을 수년간 은폐하다 결국 올여름 파산하고 말았다.

국내에 활보하는 다카타 탑재 차량은 대우차를 인수한 한국GM의 16만대를 비롯해 18만대에 이른다. GM과 벤츠 측은 문제의 에어백이 멕시코산 제품이고 자사 차량은 전 세계적으로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발적 리콜을 거부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두 회사의 설명은 석연찮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벤츠 측은 이미 다카타 탑재 차량 일부를 리콜한 바 있다. 중국GM도 최근 250만여대의 차량에 대한 순차 리콜을 결정했다. 다카타 측은 파산 이전에 제품의 구조적 결함을 인정한 바 있다.

정부의 대응도 무기력하기만 하다.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지 않은 두 회사에 대해 본사 차원의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권조사를 벌일 엄두도 내지 못하니 답답할 따름이다.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인데 메이커 측의 자체 조사를 1년씩 기다려주는 것도 뒷맛이 남는다. 세계적 파문을 일으킨 도요타 리콜 때도 우리 정부가 미적대기는 마찬가지였다. 안전과 직결된 사안은 조금이라도 의심이 간다면 스스로 결함을 시정하는 것이 온당하다. 그래야만 소비자의 신뢰와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정부도 유독 수입차에 관대하다는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으려면 합법적 틀 내에서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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