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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투데이포커스] 일단 따고 보자… 재건축 수주 복마전



[앵커]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따내기 위한 건설사들의 경쟁이 도를 넘는 모습입니다. 조합이 내야 할 부담금을 건설사가 대신 내주거나, 과도한 이사비를 지급하고, 현금 봉투를 건네는 등 사업 수주를 위해 그야말로 물불 안가리고 있는 건데요. 재건축 수주전이 과열되자 정부가 적극 개입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얘기 경제산업부 정창신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지난주 과도한 이사비 지급이 도마에 올랐는데요. 이번에는 조합 부담금 대납이 논란이 되고 있죠.

[기자]

네. 국토교통부는 어제(25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액을 건설사가 대신 내주는 행위가 적법한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내달 15일 시공사 선정 예정인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4지구 재건축 단지에서 일어난 일인데요. 현재 이 단지 재건축 수주를 위해 GS건설과 롯데건설이 경합 중입니다.

롯데건설은 올해 안에 관리처분인가를 접수하지 못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적용을 받을 경우 가구당 2,000만원씩 총 579억원의 부담금을 대납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만약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게 되면 해당 금액을 이주촉진비 등으로 지급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1일에는 현대건설이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수주에 참여하면서 조합 세대당 7,000만원의 무료 이사비를 지급하겠다고 밝히자 국토부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위배된다며 시정을 요구했습니다.

또 송파구 신천동 미성·크로바 아파트 재건축 사업장에선 일부 건설사가 조합원에게 돈 봉투를 뿌렸다는 제보도 나왔습니다. 이 단지는 내달 15일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인데요. 현재 GS건설과 롯데건설이 경쟁 중입니다.

[앵커]

건설사들이 재건축 수주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수천 가구가 넘는 강남권 재건축 사업을 따내면 수조원의 매출을 손쉽게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 조사에 따르면 이달에만 주요 재건축·재개발 단지 10곳의 공사비는 총 6조4,000억원에 달합니다.

내일(27일) 시공사를 선정하는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의 공사비는 2조6,400억원에 달하고요. 지난주 시공사가 선정된 부산시민공원 촉진3구역 재개발 공사비는 1조3,000억원입니다. 해외수주가 어려워진 상황이고 내년에는 정부의 SOC사업 예산도 올해(22조1,000억원)보다 20% 삭감된 17조7,000억원에 불과해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겁니다.



또 반포주공1단지는 전용 100㎡(옛 30평) 시세는 25억원 가량 되는데요. 후분양으로 입주자를 모집할 경우 수억원 가량 더 올려받을 수 있게 됩니다.

한편, 오늘(26일) GS건설은 ‘도시정비 영업의 질서회복을 위한 선언문’을 발표했는데요. GS건설은 “건설사의 과잉영업 등 논란에 대해 업계 일원으로서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사소한 식사제공이나 선물제공 등이 일체 없도록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사회적 상식에 반하는 마케팅 및 현혹적인 조건, 음성적인 조건제시 등 홍보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앵커]

건설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소모적인 경쟁을 하기보다 해외 수주를 위한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죠.

[기자]

네.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이 연구개발 등 기술역량을 키워 해외 수주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 상반기 10대 건설사의 사업보고서를 확인해 보니 매출액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현대건설을 제외하면 1%도 안되는 상황입니다. 6월말 기준 현대건설이 1.2%로 가장 높았고, SK건설(0.78%), GS건설(0.52%), 롯데건설(0.51%)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이 늘어난 곳은 현대건설(0.2%P), 포스코건설(0.12%P), GS건설(0.06%P) 뿐이었고 나머지는 줄거나 같았습니다.

건설사들이 수조원에 달하는 정비사업 수주에 열을 올리면서도 연구개발 투자엔 소홀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네.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면서 강남권 아파트값도 다시 오르고 있죠.

[기자]

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06%를 나타냈습니다. 지난주(0.04%)보다 상승폭이 커졌는데요.

특히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 모습입니다.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0.07% 상승해 2주 연속 올랐습니다.

업계에선 이 같은 분위기는 개발 호재로 인한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50층 건립이 가능해진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는 최근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올리는 분위기입니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76㎡(옛 23평)의 경우 전주보다 1,000만원 가량 호가가 올라 15억9,000만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도 전용 97㎡(옛 29평)의 경우 지난주보다 2,000만원 오른 10억3,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습니다.

시세가 오르면 재건축 일반분양에 반영돼 분양가가 오를 수 있습니다. 또 재건축 사업 수주를 하면 건설사 매출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무리한 수주 경쟁에 나서다 보면 이익을 남기지 못해 결국 손실을 볼 수도 있습니다.

/정창신기자 csj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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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신 기자 SEN경제산업부 csj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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