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한 열성파가 아니라면 주말골퍼들에게 매일 연습장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대신 매일 프로골프 대회 영상을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시간을 내 대회장을 찾아도 좋고 그게 안 되면 TV나 모바일 중계로 톱 골퍼들의 스윙을 얼마든지 감상할 수 있다. 골프 대회 관전은 최고의 골프 아카데미다. 스윙 동작 중 평소 고쳐지지 않던 부분을 떠올리며 선수들의 스윙을 눈여겨 살펴보면 그보다 좋은 간접 레슨이 또 없다. 마침 10월은 빅 게임이 매주 펼쳐지는 빅 시즌이다.
◇10월 제주는 골프 빅 게임으로 후끈=10월19일부터 나흘간 제주 클럽나인브릿지에서 열리는 CJ컵은 한국에서 처음 개최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규대회다. 지난 25일 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서 최종 우승한 시즌 상금왕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그의 ‘절친’이자 전통의 강자 조던 스피스(미국)가 출전하고, 제이슨 데이·애덤 스콧·마크 리슈먼(이상 호주)은 물론 어니 엘스(남아공)와 이언 폴터(잉글랜드) 등 골프팬들을 설레게 하는 ‘빅 네임’들이 대거 제주를 찾는다. 여기에 최경주·배상문·안병훈·김시우·김승혁 등이 국내 선수 자존심을 걸고 출격하는 ‘별들의 전쟁’이다.
세계 최고 무대인 PGA 투어가 올려놓은 열기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이어받는다. 10월27일부터 사흘간 역시 제주에서 SK핀크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이 열린다. ‘세계 100대 코스’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개최돼 10회째를 맞는 대회 의미를 살렸다. 이 대회가 제주에서 열리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핀크스GC는 미국의 세계적인 코스 디자이너 테오도어 로빈슨이 설계한 전략적인 코스와 제주 특유의 아름다운 풍광이 잘 어우러진 명문 골프장이다. 지난 2005년 국내 골프장으로는 최초로 미국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세계 100대 코스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전면 리모델링을 실시해 다시 한 번 명품 코스로 주목받는 곳이기도 하다.
대회에는 상금랭킹 1~4위를 달리는 ‘톱4’가 빠짐없이 출전한다. 이정은과 김지현, 고진영, 오지현이 그들이다. 특히 2년차 이정은이 독주 체제를 갖출지가 최대 관심이다. 이정은은 지난 23일 대회에서 KLPGA 투어 18홀 최소타 기록인 60타를 치는 등 물오른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시즌 4승을 올려 상금·대상(MVP) 포인트·평균타수·다승 부문에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상금 부문에서는 김지현이 2억3,800만원 차이의 2위에서 이정은을 뒤쫓고 있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올 시즌 KLPGA 투어 대회 2승을 거두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 여자오픈에서도 준우승한 무서운 신인 최혜진 역시 출전명단에 올라있다.
◇한국서 출발하는 ‘아시안 스윙’=10월은 LPGA 투어가 아시아로 무대를 옮기는 시기다. 11월까지 한국-대만-말레이시아-일본-중국을 돈 뒤 플로리다로 돌아가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아시아에서 연속해서 열리는 대회를 묶어 ‘아시안 스윙’이라고도 부르는데 한국에서 열리는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으로 스타트를 끊는다. 10월12~15일 언제나처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GC 오션코스에서 벌어진다. LPGA 투어 대회지만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KLPGA 투어 소속 12명의 상위 랭커에게도 문을 연다. LPGA 투어에서는 박성현·유소연·렉시 톰프슨(미국) 등 상금랭킹 상위 59명이 참가하고 추천선수 7명을 포함해 총 78명이 불꽃을 일으킨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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