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에너지 정책대로 원자력·석탄 발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면 2030년 우리나라가 부담해야 할 전력비용이 수조원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허돈 광운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는 28일 전력산업연구회와 대한전기학회가 주최한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른 전력분야 대응방안 대토론회’에서 에너지 정책이 전환되면 2030년 전체 전력구입단가가 약 3조 6,000억원에서 최대 7조원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 교수는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와 공정률이 낮은 석탄화력발전소 9기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전환 여부를 변수로 4가지 시나리오를 짰다. 4개 시나리오 모두 2030년까지 신재생 비중 20% 증가, 노후석탄 10기 조기 폐지, 수명종료 원전 폐지, 계획 중인 원전 6기 취소를 가정했다. 원전과 석탄발전소 연료비는 최근 3년 평균 정산단가를 적용했다. 신재생에너지는 기술이 발전하며 앞으로 단가가 40% 떨어질 것으로 가정했다.
허 교수는 신고리 5·6호기와 석탄발전소 9기를 모두 건설한다면 2030년 전력구입단가는 6.9% 상승해 총 전력구입비가 3조 6,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하고 석탄발전소 9기를 모두 LNG 발전소로 전환하면 2030년 전력구입단가는 13.4% 오르면서 총 전력구입비는 약 7조원 증가할 것으로 계산됐다.
허 교수는 “신재생 발전단가 하락 전제에 따른 차이가 더 크게 발생한다”며 “신재생 단가하락을 이끄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분석방법에 따른 오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전력비용 영향을 단정적인 숫자로 평가하기보다 불확실성을 고려한 범위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 전력비용은 전원 구성(발전소 종류 및 비중), 건설비, 연료 가격, 연료 세제, 물가상승, 환율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바뀔 수 있다. 허 교수는 전원구성 변화에 따른 영향만 분석했다. 사고 위험이나 환경 오염 등 사회적 비용과 송배전 설치 배용 등 변수는 분석에 반영되지 않았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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