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중학교 3학년생 10명 중 4명은 한 달에 사교육비로 100만원 이상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고 진학 희망자와 비교하면 5배 높은 비율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중3 학생 7,382명과 고1 학생 1만 881명을 상대로 한 사교육 실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중3 조사결과를 보면 월평균 사교육비가 100만원 이상이라는 학생은 광역단위 자사고 진학 희망자(총 79명) 중 43.0%, 전국단위 자사고 희망자(79명) 중 40.5%였다. 과학고·영재학교 희망자(79명) 중 31.6%와 외고·국제고 희망자(155명) 중 20.6%도 월평균 사교육비가 100만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비에 월평균 50만원 이상이 든다는 학생도 자사고·과학고·영재학교·외고·국제고 희망자 중 70% 안팎으로 나왔다.
일반고와 자율형 공립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전혀 다른 응답을 보였다. 전체 3,584명 가운데 월평균 사교육비가 100만원 이상이라고 밝힌 학생은 8.7%에 그쳤다. 월평균 50만원 이상 쓴다는 학생도 30.1%에 머물렀다. 일주일에 엿새 이상 사교육을 받는다는 학생 비율은 진학희망 학교별로 광역단위 자사고 39.2%, 전국단위 자사고 46.8%, 과학고·영재학교 48.1%, 외국어고·국제고 41.3%였다. 일반고·자공고 희망자 중에는 21.4%가 나왔다. 주당 사교육 시간이 14시간 이상인 경우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광역단위 자사고와 전국단위 자사고가 각각 58.2%와 64.6%, 과학고·영재학교가 60.8%, 외국어고·국제고가 48.4%로 일반고·자공고(32.5%)보다 높게 나타났다. 일요일과 오후 10시 이후 사교육을 받는다는 학생도 특수목적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 사이에서 많았다.
두 집단 사이 차이는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도 계속됐다. 고1 대상 조사에서 월평균 사교육비가 100만원 이상이라고 답한 학생은 광역단위 자사고(1,162명) 35.8%, 전국단위 자사고(188명) 22.9%(43명), 과학고·영재학교(514명) 37.7%, 외국어고·국제고(966명) 16.8%였다. 일반고·자공고(4,999명)는 13.7%였다.
하루 5시간 이상 못 잔다는 학생은 광역단위 자사고 33.2%, 전국단위 자사고 25.8%, 과학고·영재학교 21.5%, 외국어고·국제고 21.5%였다. 일반고·자공고는 24.4%가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자사고와 특목고를 중심으로 서열화된 현행 고교체제는 과도한 사교육을 부추겨 학생에게 고통을 줄 뿐만 아니라 불평등을 유발한다”며 “교육부는 고입전형 선발 시기 일원화를 조속히 추진하고 나아가 새로운 고입제도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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