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019년 3월 브렉시트 이후 2년간 이행 기간을 갖겠다는 방안을 발표한 직후 진행된 이번 협상에서 양측은 교착에 빠진 협상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는 했지만 견해차를 해소하지는 못했다.
미셸 바르니에 EU 측 수석 대표는 협상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협상의 모멘텀을 얻기는 했지만 영국의 질서있는 EU 탈퇴 원칙에 관해 충분한 진전을 이루기까지는 몇 주 어쩌면 몇 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측 수석 대표는 “우리는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혀 4차 협상에 대한 평가에서부터 입장이 갈렸다.
지난 6월 19일 브렉시트 협상이 시작된 후 영국은 EU 탈퇴 조건과 관련한 협상과 더불어 양측간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미래관계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한다며 10월부터 병행 협상을 요구해왔다. 이에 EU 측은 영국의 EU 탈퇴와 관련해 브렉시트 이후 양국 국민의 권리, 영국이 회원국으로서 약속했던 EU 재정기여금, 북아일랜드 국경 등 3대 쟁점에 대해 충분한 진전을 이뤄야 미래관계에 대한 협상에 착수할 수 있다고 맞서왔다.
특히 EU는 내달 19, 20일께 예정된 EU 정상회의에서 지금까지 진행된 브렉시트 협상 결과에 대해 보고받고 영국의 EU 탈퇴와 관련한 3대 핵심쟁점에 충분한 진전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미래관계에 대한 협상도 착수할 방침이다. 하지만 바르니에 수석 대표의 평가대로라면 내달부터 미래관계에 대한 협상을 병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바르니에 대표는 메이 총리가 피렌체 연설에서 2019~2020년 EU 예산에 대한 영국의 몫을 지불하겠다고 밝혔지만 4차 협상에서도 구체적인 규모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바르니에 대표는 다만 지난주 메이 총리의 연설을 계기로 협상에 새로운 동력이 생겼고 영국이 더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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