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의 피해가 커진 이유는 ‘자동화기(automatic weapons)’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자동화기를 통해 300m 가까이 떨어진 위치에서 2만2,000여명의 군중을 향해 총알을 흩뿌릴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자동화기는 총기 보유가 비교적 자유로운 미국에서도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위험 물품이다.
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이스턴대 범죄학자 제임스 앨런 폭스는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자동화기가 사용된 다른 (총기난사) 사례가 떠오르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경찰을 비롯한 수사 당국은 총격범 스티븐 패덕이 최소 2정 이상의 총기를 전자동 소총으로 개조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경위를 수사 중이다.
패덕이 사용한 총기 중 최소 한 정은 AK-47이며, 발사 때 흔들리지 않도록 총기 거치대를 사용한 것으로 당국은 추정했다.
수사 당국은 패덕이 이 AK-47의 기계부품을 고쳐 전자동으로 불법 개조했거나, 크랭크를 사용해 손가락으로 방아쇠를 당기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탄환을 발사할 수 있도록 합법적인 개조를 했을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두고 있다.
자동화기는 총기 보유가 자유로운 미국에서도 1986년 이후 엄격히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1986년 이전에 만들어진 자동화기는 엄격한 신원 조회를 거쳐 보유를 허용하고 있는데 현재 49만 정 이상이 등록돼 있다.
또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호텔 32층에서 300m 가까이 떨어진 군중을 향해 고공 사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높은 장소에서 총기난사가 벌어져 피해자들이 도망가거나 숨거나 총격범과 맞서 싸우는 등의 대응을 전혀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역대 총격사건 중 1966년 17명을 숨지게 한 해병대 출신 텍사스대 학생의 시계탑 총기난사, 1976년 여자친구로부터 차인 19세 청년의 위치토 호텔 총기난사가 비슷한 경우지만 이번만큼 사격 지점이 높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앞으로 모방 범죄 형태로 높은 위치에서 자동화기를 난사하는 총격 사건이 재발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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