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한반도 위기를 군사적 해법이 아닌 타협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존 헌츠먼 신임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를 비롯한 20개국 대사들로부터 신임장을 제정받는 자리에서 한 연설에서 북핵 위기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푸틴은 “우리 눈앞에서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둘러싼 대결의 나사가 조여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을 규탄하지만 군사적 수사(修辭) 고조는 막다른 길일뿐 아니라 파멸의 길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이 서로 ‘미사일 공격’과 ‘군사 옵션’을 거론하며 강경 대치를 벌이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무력 충돌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이다.
푸틴은 이어 “모든 당사국은 자제력을 보이고 평화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면서 “현대 세계에서 갈등은 아주 민감한 여러 요소를 고려해가며 타협 모색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한반도 위기 관련국들이 호전적 수사를 자제하고 자국과 중국이 함께 제안한 단계적 문제 해결 구상인 ‘로드맵’에 근거한 협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것을 제안해 왔다.
푸틴은 또 이날 카탈루냐 자치주의 독립 주민투표로 촉발된 스페인 혼란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스페인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스페인의 내부문제이며 그들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카탈루냐가 지난 1일 강행한 독립 찬반 주민투표 결과 찬성이 90%로 나옴에 따라 스페인 중앙정부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데 대해 ‘스페인 내부문제’라는 중립적 입장을 지키고 있다.
한편 헌츠먼 대사는 이날 푸틴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한 뒤 “양국 간 신뢰 회복과 협력에 바탕을 둔 양자 관계 강화를 위해 일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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