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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추석과 다른 듯 닮은 세계의 명절

수확 감사하며 송편 대신 美칠면조·中월병

日은 가을 대신 여름에 명절 즐겨

獨옥토버페스트는 세계적인 축제로

한국의 추석 차례상/연합뉴스




4일은 음력 8월 15일로 수확의 계절이자 가을의 절정인 민족 고유의 명절 추석이다. 순 우리말로 한가위라고도 불리는 이 날에는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수확의 기쁨을 누린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라는 속담이 생긴 것도 이러한 풍요롭고 여유로운 분위기 덕분이다.

그런데 이런 수확의 계절을 기념하는 건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풍습은 아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 중국의 중추절, 독일의 에른테단크페스트 등 여러 국가에서 한국과 유사한 명절을 즐긴다.

◇미국의 추수감사절(Thank‘s giving day)

버락 오바마(오른쪽)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중인 2016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추수감사절을 기념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워싱턴DC=EPA연합뉴스


미국은 매년 11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최대명절인 ‘추수감사절’을 기념한다. 추수감사절에 미국인들은 가족들이 함께 모여 칠면조 구이와 호박파이를 함께 먹는다. 북아메리카로 건너간 청교도 개척자들이 1661년 첫 감사 예배를 들일 때 원주민 90명이 칠면조 구이와 호박파이를 가져와 함께 나눠 먹은 데서 비롯된 풍습이다.

또 추수 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부터 유통업체들이 한해 가장 큰 폭의 가격 할인행사를 벌이는 데 이를 ‘블랙프라이데이(검은 금요일)’라고 한다. 늘 적자를 기록해 빨간색 일색이던 유통업체들의 장부가 흑자로 돌아 검은색으로 바뀐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최근에는 아마존 등 온라인 유통사에서 월요일까지 세일을 이어간다고 해서 ‘사이버 먼데이’가 생기기도 했다.

◇중국의 중추절(中秋節)

중국 국경절을 기념하기 위해 베이징 텐안먼 광장에 모인 인파들/연합뉴스


중국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음력 8월 15일을 ‘중추절’이라고 부르며 축하한다. 밤하늘에 뜨는 보름달에 제사를 지내거나 달을 감상하며 소원을 비는 풍습이 있다. 제사상에는 보름달처럼 둥근 모양의 먹거리인 월병을 올린다.

하지만 중국 사람들이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념일은 중추절 전후인 양력 10월 1일에 찾아오는 국경절이다. 1950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세워진 날을 기념하는 날로 국경절을 전후로 중국인들은 긴 연휴를 즐긴다. 귀성인파와 휴식을 즐기려는 중국인들로 이 시기 중국 전역의 기차역, 공항, 관광지들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올해는 특히 중추절과 국경절 연휴가 겹쳐 중국인들은 더욱 성대하게 연휴를 즐길 전망이다.

◇일본의 오봉(お盆)



오봉을 맞아 등불로 장식한 일본 사세보의 한 다리/위키피디아


음력을 기념하는 한국과 일본과 달리 일본은 매년 양력 8월 15일을 기념한다. 추수와는 관련 없는 시기에 명절을 즐기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는데 음력이 아닌 양력을 지키면서 변화했다는 설도 있고 수확제와 관계없이 불교에서 음력 7월 15일을 기념하던 행사가 이 날짜로 고정됐다는 설도 있다.

오봉은 법정 공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 등은 이 시기에 정상 운영된다. 그렇지만 많은 일본인들이 오봉을 전후로 ‘오봉야스미’라는 연휴를 즐긴다. 일본인들은 오봉 기간에 조상들이 길을 잘 찾아들 수 있도록 13일에는 무카에비(마중하는 불)를 피우고 조상의 영혼이 15일이나 16일에는 돌아가는 길을 위해 오쿠리비(배웅하는 불)을 피운다. 또 망자들이 기뻐한 것을 기념하며 전통의상을 입고 ‘봉오도리’라는 민속춤을 추고 지역마다 강물에 등을 띄워 보내는 등의 축제를 열기도 한다.

오봉에는 따로 먹는 음식은 없지만 채소 위주로 만든 국 2가지와 반찬 5가지를 해먹는 풍습이 있다.

◇독일의 에른테단크페스트(Erntedankfest)

에은테단크페스트를 즐기는 독일 시민들/위키피디아


독일에서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10월 첫 주말 전후로 ‘에른테단크페스트’라는 명절을 즐긴다. 기독교 문화에서 유래됐으며 마을 축제 형태로 과일, 곡식 등 수확물을 나누며 신의 가호에 감사한다. 또 독일인들은 마지막 수확물을 왕관 모양으로 엮고 꽃 등으로 장식한 에른테크로네(Erntekrone·수확의 왕관)라는 상징물을 만들기도 한다.

엄밀히 말하면 수확감사제는 아니지만 수확의 계절에 열리는 독일의 대표적 지역축제는 뮌헨의 ‘옥토버페스트’다. 1910년 바이에른 왕국의 황태자 루드비히와 작센의 테레제 공주와의 결혼 연회에서 맥주를 돌리면서 유래된 이 축제는 매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맥주를 소비하는 대표적인 축제로 거듭났다.

축제는 보통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16~18일가량 열린다. 첫날 정오 뮌헨 시장에서 맥주통 꼭지를 따는 것으로 시작되며 일반 맥주보다 알코올 함량이 높은 축제용 맥주를 즐기기 때문에 곳곳에서 술에 취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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