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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 서예지 “현실적이었던 ‘구해줘’…안 할 이유 없었다”

서예지가 웃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미소였다. 서예지에게 있어 OCN 토일드라마 ‘구해줘’는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함을 알려준 동시에 한동안 미소를 앗아간 작품이기도 했다.

서예지는 ‘구해줘’에서 사랑하는 오빠의 죽음 이후 부모님이 구선원이라는 사이비 종교에 빠지면서 이에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임상미를 연기하면서 무던하게 울고 또 소리쳐야만 했다. 환한 미소가 매력적인 서예지였지만, 사이비에 감금되면서 각종 폭행과 겁탈의 위협 속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던 임상미로 살아가는 동안, 화면 속 그녀의 웃는 얼굴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배우 서예지가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은정기자




모든 촬영이 끝난 직후 극중 임상미가 전해준 긴 여운에서 빠져나온 서예지는 예의 발랄한 소녀로 돌아갔다. 2013년 tvN 시트콤 ‘감자별 2013QR3’을 통해 연기에 도전한 이후 어느덧 4년차 배우가 된 서예지는 ‘구해줘’를 통해 이른바 ‘인생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했음을 알렸다. 작품을 무사히 마친 후 얼굴에 걸린 초승달 같은 서예지의 눈웃음 속에는 어느덧 ‘배우의 품격’이 짙게 배어있었다.

Q. ‘구해줘’를 통해 많이 울고 웃었는데 종영소감을 듣고 싶어요.

“뿌듯하다고 하기 보다는 아쉬운 마음이 더 먼저 들어요. 왜냐면 아빠(정해균 분)가 아직 구선원에 있고, 다 구해내지 못했잖아요.(웃음) 힘든 여정을 다 겪었던지라 끝나고 나니 굉장히 기분이 좋고, 많은 분들이 ‘구해줘’에 몰입해주시고 공감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Q. ‘구해줘’에서 연기했던 임상미는 여러 가지 의미로 쉽지 않았던 작품이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 서예지로서 ‘구해줘’에 출연을 결심하게 만들어준 ‘특별한 동기’가 있을까요?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대본 속 이야기들이 무척이나 현실적이었고,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하는 사이비 종교 소재의 드라마라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대본을 읽고 ‘사이비종교에 대한 사회적 고발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몸의 피곤함은 문제가 되지 않았죠.”

배우 서예지가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은정기자


Q. ‘구해줘’에서 임상미라는 역할은 결코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니었어요. 임상미를 연기하기에 앞서 특별히 준비했던 것이 있을까요?

“외적인 것보다는 내면의 감정 컨트롤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촌놈 4인방으로 불리는 한상환(옥택연 분), 석동철(우도환 분), 우정훈(이다윗 분), 최만희(하회정 분)의 경우 ‘액션 4인방’이라고 불릴 정도로 움직임이 많았는데 상미라는 캐릭터는 액션이 아닌 액션을 보여줘야 했죠. 그 누구보다 깊이 들어가는 감정을 연기하 다보니, 자연스럽게 처절한 액션연기가 따라오더라고요.”

Q. 상미로 사는 동안 무척 우울했을 것 같아요.

“상미는 절대 촬영장에서 바로 나올 수 없는 캐릭터였어요.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내면적으로 상미가 되기 위해서 많이 준비해야 했죠. 촬영이 시작되기 2주 전부터 밖에 나가고 싶어도 집에만 있었어요. 집에서 가사가 없는 음악을 들으면서 우울한 감정을 잡아 나갔어요. 대본을 미리 받았기에 상미의 감정에 미리 몰입할 수 있었죠. 오랫동안 우울한 감정으로 지낸 덕분에 첫 촬영 때는 편한 마음으로 임했던 것 같아요.”



Q. 연기를 하면서 특별히 힘들었던 장면이 있었을까요?

“여러 가지 장면들이 떠오르는데, 그중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장면은 봉고차 안에서 매달렸던 신이었어요. 봉고차로 한 50바퀴를 돌았던 것 같아요. 50분 동안 봉고차 사고 신을 찍으며 와이어에 매달렸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부분은 정구(정준원 분)가 기찻길에서 죽는 장면이었어요. 정말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겨우 구선원에서 탈출했지만 경찰서 앞에서 다시 구선원으로 잡혀가던 장면도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경찰을 믿었지만 그들도 한 무리였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아무리 연기라 하더라도 좌절과 충격은 적지 않았어요. 기절했던 상미의 마음이 백분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어요. 방언 연기도 쉽지 않았죠.”

사진=OCN


Q. 방언신을 소화하면서 연기력 호평을 받았어요.

“(연기력 호평에 대해) 전혀 예상을 못했었어요. 당시 방언이 아닌, 백정기를 속이는 상미의 계략을 중심으로 연기했었거든요. 방언 연기는 어려움보다는, 여러 감정을 종합적으로 다뤄야 하다 보니, 연기하는 데 있어 부담이 적지 않았어요. 엄마(윤유선 분)와의 감정을 교류해야 했으며, 상미로서 백정기를 속이기 위한 연기도 해야 했죠. 종교적인 민감함도 있을 수 있다 보니 조심스러웠죠. 방언연기를 하기에 앞서서 작가님,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조심스럽기도 하고, 극에서 주는 의미도 컸기에 상미에게 맡기자 싶었죠. 많은 분들이 이 장면에 대해 호평을 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Q. ‘구해줘’에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작품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도 궁금해요.

“사실 저희 어머니께서 제가 나온 드라마를 보신 적이 많이 없으셨는데(웃음) ‘구해줘’는 매회 보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반응이요? 작품이 끝나고 ‘고생했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Q. 여러 감정을 겪었던 만큼 ‘구해줘’가 끝난 뒤 후유증이 적지 않았을 것 같아요.

“후유증이 정말 오래 갔어요. 지속이 되더라고요. 마음이 우울한 건 어쩔 수 없나보다 했죠. 쉬면서 영화도 보고 커피도 마시고…우울함을 떨치기 위해 무리하게 노력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회복될 수 있도록 시간의 흐름에 맡긴 것 같아요.(웃음)”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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