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공무원들이 10년 만에 대거 총파업에 돌입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임금 동결 및 구조조정에 대응한 행동이다.
프랑스 보도전문방송 프랑스24에 따르면 이 나라 3대 노동단체인 민주노동총동맹(CFDT), 노동총동맹(CGT), 노동자의 힘(FO)에 소속된 9개 공무원노조는 10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총파업을 단행했다. 이들은 파리, 리옹, 스트라스부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었다. 프랑스24는 이날 시위에 참여한 인원은 약 20만9,000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공무원들은 새 정부의 공무원 감축과 임금동결에 반대하고 공무원의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일부 노조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시장 유연화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미 내년 예산안에서 공무원 1,600명 감축과 공무원 임금 동결 조치로 총 160억 유로(21조 4,000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외에도 공무원의 사회보장세(CSG)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직업군별로 상이한 연금 체계를 통합하는 연금 개혁안은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았지만 공무원에 대한 희생을 요구할 것이라는 불안감도 강하다. 여기에 마크롱 대통령이 지방 정부 예산을 삭감하면서 공무원의 업무 환경이 대폭 악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프랑스 제1 노동단체인 CFDT의 로랑 베르제 위원장은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공무원사회에 퍼진 깊은 불만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공무원들은 자신들이 예산 낭비로 지목되는 데 대해 무척 괴로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총파업으로 국공립 학교와 병원 등에서 수업과 진료에 일부 차질이 빚어졌으며, 항공청 직원들도 파업에 동참해 파리 샤를 드골 국제공항에서도 항공편 운항이 3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교육부는 교사들의 파업 참여율은 17.5%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공무원들의 총파업과 집회 규모가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에 안도하면서도 요구를 경청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정부 대변인은 “오늘 많은 공무원이 시위에 참여했다”며 “우리는 그들의 우려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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