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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으로 혁신창업국가 건설"...올 3% 성장 위해 전략수정

靑 '혁신성장' 드라이브 배경은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위원회 출범식 및 1차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연합뉴스






청와대가 연말까지의 경제 최대 화두를 ‘혁신성장’으로 잡고 숨 가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해 3%대의 성장률을 겨냥하고 있는 상황에서 분배와 소득주도 성장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는 만큼 혁신성장으로 승부수를 걸겠다는 것이다.

정부 출범 후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만 외치던 혁신성장을 지난달 14일 청와대가 임종석 비서실장 주재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처음 강조하고 나섰고 26일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역설한 데 이어 11일에는 규제 샌드박스 도입, 스마트시티 조성 등 구체안을 들고 나왔다. 특히 문 대통령이 10여개의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 중 처음으로 4차산업혁명위원회 회의를 주재함으로써 그만큼 혁신성장을 중시하겠다는 신호도 대외에 보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21세기 정보화 물결 속에 대한민국은 정보기술(IT) 경쟁력이 세계 최상위권이 되는 등 기회의 땅이었지만 어느덧 활력을 잃었다”고 우려하고 “지능 정보화 물결을 다시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청와대는 혁신성장이 현 정부 기본정책 기조 중 한 축이었다며 갑자기 강조하고 나선 것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정부 출범 직후부터 네 바퀴 성장론(일자리, 소득주도, 공정한 동반성장 등)에 ‘혁신주도 성장’도 포함돼 있었다”며 “정부 출범 이후 ‘분배’가 강조되는 분야인 예산안·세법개정안 국회 제출이 예정돼 있다 보니 혁신성장이 덜 강조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이날 “혁신성장은 소득주도 성장과 함께 새 정부의 핵심 전략”이라며 “혁신적인 창업과 신산업 창출이 이어지는, 활력 넘치는 경제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분배·공정경제뿐만 아니라 경제 파이를 키우는 혁신도 결국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고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10일 문 대통령이 성장률을 끌어올리라고 취임 이후 처음으로 주문하는 등 성장률도 중시하기 시작했는데 혁신 없는 외바퀴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부 출범 이후 법인세,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추진,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 분배만 강조하는 정책이 나오자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검증이 되지 않은 소득주도 성장은 위험하다”며 “혁신성장 방안도 나와야 한다”고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왔다.

청와대는 혁신성장의 내용을 ‘포용적’으로 잡고 있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대기업 등의 혁신성장이 아닌 국민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포용적 혁신성장을 생각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이날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은 ‘사람’이 중심이 돼야 한다”며 “정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기계화로 단순노무직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소수의 자본가에게 부가 집중될 가능성이 큰데 부작용이 없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노인·장애인·여성 등 취약계층이 변화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게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청와대와 각 부처는 구체적인 혁신성장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때 ‘손톱 밑 가시’ 등 규제혁파 정책을 추진하는 등 보수정부 10년간 혁신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지금 와서 보면 모두 성과가 없었던 것 아니냐”며 “혁신성장이 제대로 될 수 있게 정책을 혁신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혁신창업생태계 조성 방안, 자동차 산업 육성 방안 등 연말까지 혁신성장과 관련한 구체안을 줄줄이 발표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 내 부처는 물론 민간과 정부의 범국가적 역량을 모아달라”며 “민간의 창의력과 기업 활동, 정부의 기반 조성과 지원정책, 사회구조 변화에 대한 국민의 적응 등 각 경제주체가 함께 노력해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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