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프랑스 대선 결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현 대통령에 패했던 극우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가 기존 유럽연합(EU) 탈퇴와 유로화 폐기 등 당 노선의 대대적 수정을 시사했다.
11일(현지시간) 르펜은 주간지 발뢰르 악튀엘과 인터뷰에서 “여러 면에서 유럽연합을 떠나거나 유로화를 버리지 않고도 프랑스인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르펜은 대선과 총선 참패 이후 국민전선이 당의 진로를 놓고 광범위한 여론조사와 의견수렴을 진행해오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프랑스 국민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왔다”며 이처럼 말했다.
르펜의 이 같은 언급은 국민전선의 대표적인 강령이었던 유럽연합·유로존 탈퇴 추진의 폐기를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르펜은 유럽 대륙에 불어닥친 포퓰리즘의 열풍을 타고 지난 대선에서 프랑스 극우 정치인으로는 자신의 아버지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대통령선거 결선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지만 신(新) 중도를 표방한 마크롱 대통령에게 압도적인 표차로 패했다. 이후 국민전선은 6월 총선에서도 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의석을 얻는 데 그치며 참패했고 당내 내분으로 반(反) 세계화 노선의 선봉에 섰던 플로리앙 필리포 부대표가 전격 사퇴하는 등 진통을 겪어왔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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