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특허침해 소송을 당한 건수가 현지 기업을 특허침해로 제소한 경우의 20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기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특허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최근 5년 7개월간 미국 기업으로부터 특허침해 소송을 당한 것은 1,304건으로 집계됐다. 반면 우리 기업이 미국 기업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건 것은 66건에 불과했다. 소송을 당한 건수가 제소 건수의 20배에 가까운 셈이다.
특히 전체 피소 건수 중 87%에 달하는 1,134건이 대기업으로 조사됐다. 그 뒤를 이어 중견기업(103건·7.9%)과 중소기업(66건·5.1%)의 순으로 나타났다.
개별기업 가운데는 삼성전자(582건)가 가장 많은 소송을 당했고, LG전자(356건)가 그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두 기업이 전체 소송 건수의 81.9%를 차지한 셈이다.
이 밖에 팬텍(88건), 현대자동차(83건), 기아자동차(44건), SK하이닉스(15건), LG디스플레이(12건)의 순으로 소송을 당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인 휴대폰·가전·자동차·반도체 분야의 국내 기업을 견제하려는 미국 내 경쟁기업의 특허분쟁 공격이 집중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최근 미국의 자국 산업 보호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향후 특허분쟁이 한층 늘어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유섭 의원은 “중국과 미국 등 세계 주요국들이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우리 기업을 옥죄는 경우가 많다”며 “국가 전략 차원에서 해외 지적재산권 분쟁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