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죄와 마주한 ‘기섭’의 오늘을 위한 기도 <로마서 8:37>이 오늘(10/13) 저녁 7시 메가박스 해운대에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첫 상영을 앞둔 가운데, ‘로마서 8:37’이라는 특별한 제목이 예비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로마서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적인 진리를 담고 있는 신약성서로,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로마서 8:37)는 성경구절은 영화 <로마서 8:37>의 스토리와 메시지를 모두 함축하고 있다.
또한 마태복음 16:24, 시편 76:10 등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성경구절은 단순한 장치적 요소가 아닌, 영화 속 인물들의 서사와 함께 어우러져 강력한 메시지를 전해줄 예정이다. 신연식 감독은 영화 속에 성경구절을 넣은 것에 대해 “실제 삶에 성경말씀을 적용시키는 우리의 모습을 대비시키려는 의도이다”라고 연출의 변을 전해왔다. 감독은 전작 <러시안 소설>(‘13)에서도 ’그가 내 앞으로 지나시나 내가 보지 못하며 그가 내 앞에서 나아가시나 내가 깨닫지 못하느니라‘(욥기 9:11)로 영화를 시작하고 끝 맺으며, “앞선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이야기하는 화두”를 전달한 바 있다.
이와 같이 성경에서 시작한 영화들은 그간 기독교인, 비기독교인 모두에게 큰 관심을 받아왔다. 나홍진 감독의 영화 <곡성>(’16)은 예수의 부활을 의심하는 제자들을 질타하는 누가복음 24:37-39로 영화를 시작했다. 이에 종교적 은유와 충격적 반전의 결말이 더해져, 영화 속 숨은 메시지를 찾는 무수한 해석으로 지난해를 뜨겁게 달궜다. 한편 영화 <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05)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악의 심판까지 성경의 내용을 판타지 세계로 완벽하게 소환해냈다.
독실한 신앙인 C.S 루이스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는 환상의 나라 나니아에 들어가게 된 네 남매와 위대한 사자 아슬란의 모험을 그린다. 극중 사자 아슬란은 마녀에게 죽임을 당하고 다시 부활하게 되는데, 이는 성경 속 예수의 삶과 매우 흡사하다. 반면 영화 <다빈치 코드>(’06)는 성경에 대한 도발적인 해석으로 논란이 된 작품이다. 댄 브라운의 소설을 영화화한 <다빈치 코드>는 예수는 신이 아니라 인간이며,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후손을 낳았다는 등의 주장으로 논란을 낳았다.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이자, 영화의 단골 소재이기도 한 성경은 그간 다양한 해석,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을 찾아왔기에, 성경구절을 통해 우리 모두의 ‘죄’를 이야기하는 영화 <로마서 8:37>에 대한 궁금증이 뜨겁다. 또한 그간 명맥이 끊겼던 한국의 종교 극영화로, 과거의 역사도 위대한 성직자도 아닌 평범한 목회자를 조명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 받고 있다. 기독교인, 비기독교인 모두가 응시해야 할 ‘오늘’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로마서 8:37>은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상영 이후, 11월 정식 개봉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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