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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리뷰] ‘마더!’, 인류단위로 팽창한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광기와 폭주’

‘??...!’

영화 ‘마더!’에 관객들이 121분간 느낄 감정이다. 그만큼 ‘마더’는 의문투성이로 전개해 강렬한 느낌표로 마무리 한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프레젠테이션 초청작 ‘마더!’(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가 13일 부산 영화의전당 소극장에서 시사회를 통해 국내에서도 베일을 벗었다.

‘마더!’는 평화롭던 부부의 집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의 계속되는 방문과 집안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로 부부의 평화가 깨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영화 속 숨겨진 다양한 의미와 해석과 함께 진한 여운을 선사하며 2017년 최고의 문제작 탄생을 예고한다.

‘이 영화는 미쳤다’ ‘최고의 문제작’이라는 해외 평들로부터 ‘마더’는 국내에서도 대런 아로노프스키 최고의 역작으로 기대됐다. 2011년 ‘블랙 스완’으로 한 발레리나의 광기와 집념을 완벽하게 표현한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장기는 이번 영화에서 최대치로 증폭했다. 과연 영화는 시종일관 관객들의 숨통을 죄며 최상의 흡인력을 자랑했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독특한 취향이라 하면, 관객을 1분 1초도 쉴 틈 없이 불편하게 만드는 것을 즐긴다는 점이다. ‘마더’에서는 그 불편함의 밀도가 ‘블랙 스완’을 능가할 정도며, 끊임없이 해석을 고민케 한다. 그리고 최후에 드러나는 상징과 의미는 관객을 전율케 한다.

영화 초반부터 주인공 여성(제니퍼 로렌스)은 의문투성이에 사로잡힌다. 가장 가까이서 자신의 유일한 편이라고 생각했던 남편(하비에르 바르뎀)은 낯선 부부를 아무렇지 않게 집안으로 들이고 그들의 무례함, 이후에 찾아오는 ‘방문자들’의 폭주는 주인공을 ‘멘붕’에 빠트린다. 집 주인은 아랑곳 않고 제멋대로인 방문자들은 주인공을 고통으로 허덕이게 만든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한정적인 공간인 집 안을 줄곧 배경으로 삼지만, 인물들은 상식적으로 이해되는 감정 교류를 전혀 하지 않는다. 물과 기름처럼 서로의 커뮤니케이션이 들어맞지 않고 기분 나쁘게 겉돈다. 남편은 낯선 이들에게 과할 정도로 친절하다. 방문자들은 신세짐에 고마움은커녕 욕망과 살인, 폭력, 전쟁 등으로 민폐를 거듭한다. 집주인인 주인공은 의도도 알 수 없고 막을 수도 없는 처참한 광경에 경악한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연쇄적인 의문 뒤에 ‘창조자’ ‘저들을 용서해야 한다’는 단서로 주인공이 조물주, 혹은 대자연임을 알린다. 단서를 알아채는 순간 집이라는 공간이 가지는 의미는 ‘지구’라는 행성 단위로 거대해진다. 대런이 말하고자 한 바가 범인류적인 규모로 진화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의견이 ‘미쳤다’와 ‘이해불가’로 나뉠 수 있다. 모든 의문이 풀리는 순간 창세기부터 현재까지 인류의 근본적이고 다양한 문제를 한 번에 짚은 감독의 대담함에 입이 떡 벌어질 수 있다. 한편으론 상징성에만 강하게 치우쳐 인물에 대한 공감과 개연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제니퍼 로렌스는 ‘마더’의 중심에서 압도적인 열연으로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의문의 시점, 신경쇠약에 걸린 것 같은 광기를 고도의 집중력으로 발휘한다. 줄곧 괴로움에 비명을 지르는 그의 모습에서 연기 인생 최고의 고생스러움이 묻어난다. 하비에르 바르뎀, 에드 해리스, 미셸 파이퍼, 도널 글리슨 등은 균열과 혼란을 초래하도록 열연했다.

이제 인류의 탄생과 멸망까지 건든 대런은 미스터리 스릴러의 ‘마더!’로서 그 욕망이 한껏 솟구쳤음을 선언했다. 19일 개봉.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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