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방송된 JTBC 새 예능프로그램 ‘나의 외사친’에서는 방송인 이수근과 두 아들, 배우 오연수가 외사친(외국 사람 친구)을 만나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시작을 시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비록 살아온 모습은 다르지만 새 친구를 만나기 전 들뜨고 설레는 마음은 모두가 비슷했다.
먼저 오연수는 이탈리아로 향하기 전 “괜히 했나 싶다. 섭외 전화 왔을 때 바빠서 끊었어야 했다”며 부담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아들에게 “진짜 친구를 만들어와서 그 집에 다같이 가자”고 은근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평생에 외국 친구를 한 번쯤은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도전한 오연수에게 제작진은 친구의 이름과 주소만 건넸다. 직접 집까지 찾아가야하는 것. 오연수는 아말피에 사는 조반나를 만나기 위해 이탈리아로 향했다.
아말피는 이탈리아 남부의 작은 바닷가 마을. 특히 아말피코스트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죽기 전 반드시 가봐야 할 곳으로 선정한 덕에 일 년 내내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지역이었다.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풍광이 감탄을 자아냈다.
조반나는 6대째 내려오는 아세토 가문 레몬 농장의 며느리였다. 오연수와는 47세 동갑내기. 현재 3대가 모여 사는 탓에, 가족의 살림을 도맡아하는 주부였다. 그는 아내, 엄마로 살던 중 오롯이 나를 위해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었다는 이유로 ‘나의 외사친’에 참가했다.
오연수를 위해 온 가족이 모두 모여 웰컴파티를 열었다. 식전 와인을 나눠 먹고 이탈리아 가정식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8가지 향이 나는 유기통 파스타부터 코스가 이어졌다. 2시간에 가까운 식사 시간동안 오연수와 조반나의 가족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조반나의 가족들은 오연수에게 머릿결과 몸매가 좋다고 칭찬을 늘어놨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질문도 하는 등 오연수와 한국에 호기심을 보였다. 조반나의 시아버지는 오연수를 위해 노래 한 곡조까지 뽑아냈다. 오연수는 그의 레몬찬양까지 들으며 조반나의 일상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다음은 이수근이었다. 방송 최초로 만 9세의 이태준과 만 7세의 이태서, 두 아들을 모두 공개했다. 세 사람이 향할 곳은 부탄. 태준은 게임기를 가져가서 친구와 같이 놀겠다며 들뜬 마음을 내비쳤다. 미리 준비한 선물도 꼼꼼하게 챙겼다.
이들이 만날 외사친은 부탄에서 직메로셀 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고 있는, 태준과 동갑내기 도지 왕축. 히말라야 동남쪽에 위치한 작은 나라 부탄 왕국은 국민 모두가 행복하다고 말하는 행복의 나라인 만큼, 그들의 삶을 통해 부탄의 실상이 가감 없이 드러날 것이 예고됐다.
부탄까지 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태국과 인도를 경유해 장장 16시간이 소요됐다. 태준과 태서는 먼 길을 오면서도 인상을 찌푸리거나 짜증을 내지 않는 순한 아이들이었다. 부탄의 파로 공항에 도착해 수도 팀푸로 향하던 중 태준이 멀미를 호소했다.
잠시 멈췄던 차는 다시 달려 해발고도 2,400m가 넘는 팀푸에 도착했다. 6층 이상 건축이 금지된 덕에 나지막한 건물들이 시야를 채웠다. 이수근과 태준, 태서 세 사람은 외사친을 만나기 위해 초등학교를 찾아 다녔다.
태준이가 친구와 함께 일주일을 보낼 곳은 직메로셀 초등학교. 부탄은 교육열이 높은 편으로 대부분 공립학교에서 다양한 커리큘럼을 진행했다. 그곳에서 도지 왕축을 찾았고, 태준은 도지와 게임 이야기를 하며 금세 친해졌다.
이윽고 부탄 전통 가옥에 사는 도지의 집에 방문했다. 도지의 아빠는 환영의 의미라며 ‘카타’라는 흰 천을 선물했다. 이수근도 사전조사를 통해 선물을 준비해왔다. 벌레도 함부로 죽이지 않는 부탄의 관습을 고려해 모기장을 가져온 것. 서로 배려가 넘치는 훈훈한 시간이었다.
지친 태준과 태서가 잠을 자는 동안 저녁 식사가 진행됐다. 도지는 이수근에게 저녁 시간이라고 깨우면서도 태준이는 아프니 깨우지 말라고 배려심을 보였다. 이수근은 부탄의 음식인 감자국, 콩수프 등을 깨끗이 비우며 입맛에 맞는다고 칭찬했다.
‘나의 외사친’은 아무도 나를 모르는 먼 곳에서 진짜 내 나이의 내 모습을 찾아본다는 취지로 기획된 예능 프로그램. 나의 외사친들이 가진 다른 꿈, 고민을 함께 나누며 나를 돌아보게 되는 인생 중간 평가의 시간을 가진다.
얼핏 보면 다른 여행프로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는 모양새였지만 한 인물의 일상 속에 스며든다는 점에서 조금 더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친구라는 인연은 제작진에 의해 묶였지만 첫 만남을 가진 오연수와 조반나, 태준과 도지는 같은 나이라는 공통점 덕에 금세 가까워졌다.
오연수와 이수근네를 제외하고도 가수 윤민수와 아들 윤후, 국회의원 심상정의 여정 또한 예고된 상황. 각각 어느 나라에서 어떤 친구를 만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기대감이 모였다.
한편 ‘나의 외사친’은 매주 일요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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