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15일(현지시간) AB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가 13일 3개월마다 실시하는 이란 핵협정 재인증을 거부한 데 대해 “나쁜 합의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완벽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료급인 헤일리 대사는 미 국가안보회의(NSC) 멤버로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설이 제기됐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교체될 경우 후임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헤일리 대사는 “이란 핵협정을 재검토하는 모든 이유는 북한”이라며 “대통령은 이란이 북한 다음이 되지 않도록 확실히 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0년대 북미 간 제네바 합의로 북핵 폐기 등이 추진됐지만 당시 느슨한 북핵 감시체계로 북핵 위기가 25년 만에 더 악화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아울러 틸러슨 장관이 북측과의 대화 가능성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지만 대화 통로가 열려도 미국은 북한의 핵 동결과 검증체제를 강하게 요구할 것임을 시사했다. 헤일리 대사는 “우리는 북한에 협상 테이블로 오라고 애걸하지 않을 것이고 인센티브나 그 비슷한 것들을 통해 북한을 설득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틸러슨 장관도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해 “북한이 이번 결정(이란 핵 합의 불인증)에서 배워야 할 것은 미국이 북한과 매우 까다로운 합의를 기대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 안보정책을 총괄하는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핵의 미국 위협을 막는 데 필요한 일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며 대북 군사옵션이 매우 높은 수준에서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 핵협정에 대해 인증을 거부했지만 파기를 선언하지 않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을 개정하겠다는 의미라며 “이란 핵협정은 약한 감시를 받는 약한 협정으로 동맹과 파트너들에게 협정의 근본적 결함을 고쳐야 한다는 표시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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