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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중간결산②] 문재인 대통령·김지석 추모·해외합작이 몰고 온 新風

“최대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고 영화인들에게 맡겨두겠다고 약속하겠다.”

이번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깜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다. 이는 올해를 기점으로 부국제가 재도약할 것임을 예견케 한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서경스타 DB




지난 12일부터 시작한 부산국제영화제가 21일 폐막까지 5일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해 사상 가장 초라한 영화제라는 오명을 안고 모두의 우려 속에서 22회를 맞았지만, 이번 회는 개막 날부터 현재까지 별 탈 없이 순조로운 축제가 이어졌다.

애당초 우려할 법도 한 게, 개막식 당일 갑자기 비가 내려 지난해 태풍사태를 떠올리게 했다. 지난해 개막 직전부터 찾아온 태풍 차바로 인해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가 무너져 모든 관련행사가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 치러졌다. 하지만 올해 우천 상황에도 다행히 레드카펫 행사와 개막식은 뜨거운 열기 가운데 화려하게 진행됐고, 이튿날부터 화창한 날씨가 이어져 야외무대 행사도 다시 활기를 띨 수 있었다.

영화인들은 개막부터 故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를 추모했다. 20년간 부산국제영화제 번성에 혁혁한 공을 세웠던 故 김지석 부집행위원장 겸 수석프로그래머는 지난 5월 제70회 칸국제영화제 출장 중 별세해 모든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겼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고인을 기리기 위해 지석상을 신설하는가 하면, 개막식에서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추모 연주를 했으며, 뉴커런츠 심사위원들이 기자회견에서 그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제26회 부일영화상 시상식에서는 故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에게 특별상인 유현목 영화예술상을 수여했다. 15일에는 ‘김지석의 밤’을 마련해 공식 추모 행사를 가졌다.

강수연, 나카야마 미호, 정재연 감독이 1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22th 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나비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지수진 기자


하지원, 안젤리스 우, 오우삼이 14일 오후 부산 우동 해운대 비프빌리지에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22th BIFF) 영화 ‘맨헌트’ 핸드프린팅 & 야외무대인사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지수진 기자


올해는 유독 일본영화가 풍년이다. 개별 작품으로 가장 많은 수의 작품이 초청된 국가는 일본이었다.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나라타주’를 비롯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구로사와 기요시, 가와세 나오미 등 일본 대표 감독들뿐만 아니라, 기타노 다케시의 ‘아웃레이지 최종장’,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의 신작 ‘금구모궐’과 ‘아름다운 별’, 히로키 류이치 감독의 ‘그녀의 인생은 잘못이 없어.’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 중견 감독들의 신작들이 줄을 이었다.

이 가운데 한-일, 한-중-일 협업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우삼 감독의 액션 느와르 ‘맨헌트’는 하지원, 장한위, 후쿠야마 마사하루, 쿠니무라 준 등 한국과 중국, 일본 3국의 합작으로 만들어졌다. ‘러브레터’로 국내 팬들을 보유한 나카야마 미호는 한국의 정재은 감독, 김재욱과 ‘나비잠’으로 애틋한 멜로 연기를 선보였다. 요시유키 키시 감독의 5시간 러닝작 ‘황야’에서는 한국의 배우 겸 감독 양익준이 스다 마사키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국제영화제답게 하비 웨인스타인의 할리우드 성추문과 관련한 질문도 해외 감독들에게 이어졌다. 최근 안젤리나 졸리, 기네스 펠트로 등 할리우드 여배우들은 유명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이 여배우들을 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 이 같은 관심은 자연스레 해외 감독들에게로 번졌고,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인 올리버 스톤과 ‘마더!’의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영화제, 작품과는 별개로 할리우드 성추문 사태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 부산국제영화제 강수연 집행위원장, 김동호 집행위원장,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서경스타 DB


15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예고 없이 부산국제영화제 현장을 깜짝 방문해 시민들과 영화인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감독 이언희)를 관람한 후 GV에 참석, 공효진-엄지원과 함께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했다. 이후에는 영화 전공 대학생들과 점심 및 간담회를, 오후에는 부산 비프힐 아주담담 라운지에서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강수연 집행위원장,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과 함께 간담회를, 영화제 관계자들과 간담회까지 가졌다.

이번 대통령 방문은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이래로 현직 대통령이 처음 방문해 남다른 의미를 가지는 가운데,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서 이런저런 개입을 하면서 영화제가 위축되는 현상이 생겼다. 앞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최대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고 영화인들에게 맡겨두겠다고 약속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곧 내년부터 부국제의 활성화를 뜻하기도 했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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