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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재판부에 더는 믿음없다" 희생양 프레임..지지층 결집 노려

■'작심발언' 쏟아낸 박근혜 前대통령 왜

朴 "반드시 진실 밝혀질 것"..변호인단 7명 사임

법원 "영장 재발부, 유죄 예단 아니다" 강조하기도

민주 "실망·분노만 안겨" 한국당 "정치보복 우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6일 약 4분에 걸쳐 ‘작심 발언’을 쏟아낸 것은 지지층 결집과 새로운 프레임 설정을 노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실망스럽다”고 비판했지만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법치라는 이름으로 가혹한 정치보복을 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지층 결집 노려=이날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상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박 전 대통령은 “저를 믿고 지지해주시는 분들이 있고 언젠가는 반드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믿는다”며 지지층에 직접 호소했다. 발언이 끝난 뒤 재판이 휴정되자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방청객들은 “힘내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뒤이어 유영하 변호사가 “변호인들은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과 피를 토하는 심정을 억누르면서 살기가 가득한 이 법정에 피고인을 홀로 두고 떠난다”며 사임 의사를 밝히자 방청석은 울음바다로 변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박완주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지자들의 결집만을 유도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무죄를 주장하면서 지지층의 ‘장외 여론전’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앞두고 지난 13일 서울 각지에서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정치 희생양’ 프레임 부각=박 전 대통령은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히며 재판 자체의 부당함을 부각시키는 데 집중했다. 특히 ‘정치보복’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국정농단’ 프레임을 ‘정치싸움’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경우 유죄가 확정되더라도 박 전 대통령은 ‘정치적 희생양’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초강수를 둔 것은 그만큼 재판부가 유죄 심증을 굳혔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 같은 인식을 고려하듯 재판부는 이날 “영장 재발부가 피고인에 대해 유죄의 예단을 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민주당 “실망과 분노” VS 한국당 “정치보복 우려”=박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과 한국당은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박 수석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한마디 반성이 없어 실망스럽다”며 “국민의 마음에 실망과 분노만 안겨주고 말았다”고 밝혔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각각 “적반하장”과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를 정조준했다.

정용기 한국당 원내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법치라는 이름으로 가혹한 정치보복을 하고 있고 이것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에 대해 많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을 박 전 대통령이 지적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체 국민들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이 다시 한 번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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