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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이것만은 바꿉시다Ⅱ]기내에 몰래 가져온 술로 만취·난동…화장실선 흡연도

한국인들, 기내서도 망신살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승객 임모(34)씨가 만취 상태로 난동을 부리고 있다. /연합뉴스




승무원 김가연(가명)씨는 최근 미국 LA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비행기 화장실 인근 통로에 몸이 불편하다며 누워 있는 승객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혹시 몸에 문제가 있어 쓰러진 줄 알고 당황했지만 확인해 보니 자고 있는 상태였다”며 “외국인 승객 제보로 다행히 일찍 발견하기는 했지만 같은 한국인으로서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17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비행기 안에서 이뤄지는 각종 민폐 행태로 외국인들에게 ‘어글리 코리안’ 이미지를 심어주는 사례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기내에서 만취한 취객이 벌이는 각종 소동이 대표적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주류 제공 횟수는 보통 3회 정도로 제한돼 있지만 막무가내로 술을 달라며 언성을 높이는 손님들이 종종 있다”면서 “얼마 전에는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다 1차 경고를 받은 50대 남성이 자리에 앉은 후 몰래 가져온 술을 먹다 난동을 벌여 착륙 직후 경찰에 인계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베트남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비행기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던 한 중소기업 대표의 아들 임모씨를 유명 팝가수인 리처드 막스가 제지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기내에서 외국인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럽·미국 등으로 가는 장거리 노선의 경우 대부분 수면을 취하는 시간에 승객 한 명이라도 컵라면을 주문하면 냄새가 금세 퍼져 잠에서 깬 외국인이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며 “기내 규정상 가능한 서비스라도 주변을 고려해 작은 배려를 실천하는 문화도 필요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국내 항공사처럼 친절한 서비스가 이뤄지는 경우가 전 세계적으로 드물다 보니 이를 악용해 행패를 부리는 손님들이 적지 않다”며 “흡연·만취 소동 등 주변에 크게 해를 끼치는 행동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법적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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