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사진상규명위원장을 지낸 한상범(사진) 동국대 명예교수가 지난 15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1세.
헌법학자였던 한 교수는 한일협정과 3선 개헌, 유신, 신군부 반대 운동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사건 진상규명 운동 등 권위주의 정권 시절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지식인이다. 친일 문제와 과거사 정리, 일제 잔재 법조문 청산과 한글화 등에도 이바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 교수가 위원장으로 있던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박정희 정권 시절 ‘인혁당 사건’이 중앙정보부의 조작에 따른 것임을 밝혀내는 등 국가가 자행한 폭력과 인권침해 사건의 진상을 여럿 규명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소장과 참여연대 교문, 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현암법학저작상, 한글학회 한글운동공로표창, 외솔상, 4월 혁명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인권과 권력’ ‘박정희 역사법정에 세우다’ ‘한국의 법문화와 일본 제국주의의 잔재’ 등이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원화지씨와 딸 아량·정화·선화씨, 사위 박성호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황철 전 LG연구소 책임연구원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8일 오전 8시 30분. (02)2019-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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