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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전대통령 '정치보복' 발언 후폭풍] 한국당-바른정당 통합논의 찬물 끼얹나

"지울건 지우고 새롭게 나가야"

홍준표 '朴 출당' 재확인 불구

친박계 청산 내부갈등 불가피

바른정당 통합파 복당명분 잃어

與는 "보수결집 계기되나" 촉각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 법정에서 정치 보복을 주장하며 작심발언을 쏟아내자 여야 정치권은 옥중 메시지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의 옥중 발언이 친박세력을 다시 결집하는 촉매제가 될 경우 보수 통합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이 이미 정치인으로서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는 만큼 이번 발언도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홍준표(사진) 한국당 대표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도자는 동정의 대상이 아니다. 잘못이 있으면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 지도자의 참모습”이라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방침을 재확인했다. 옥중 메시지로 한국당의 박 전 대통령 출당 및 친박 청산 작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추측이 나왔지만 홍 대표는 “지울 것은 지우고 새롭게 나아가야 한다”며 친박과의 정치적 결별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에 한국당은 18일 윤리위원회를 열어 박 전 대통령과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징계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일부 친박계 의원이 “현대판 고려장”이라며 “당적 문제는 본인에 맡겨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지만 홍 대표는 오는 23일 방미 이전에 박 전 대통령 거취 문제를 정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친박 핵심 인사에 대한 징계를 둘러싸고는 내부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본인들이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도 모든 책임은 본인이 지겠다고 나선 만큼 당 지도부가 섣불리 징계를 강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경우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의 ‘복당 명분’도 훼손될 수밖에 없어 한국당의 보수통합 논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박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보수층의 결집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정당한 사법절차를 부인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고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태도가 아니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여당 내에서는 한국당 주도로 보수통합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가 자칫 보수 결집의 촉매제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재판 중인 사안에 대해 청와대가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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