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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거물 소로스, 재산 80% 기부

본인 설립한 자선재단 'OSF'에 180억弗 추가 쾌척

‘헤지펀드의 전설’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 /브뤼셀=블룸버그




미국 월가의 거물 투자자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이 재산의 80%를 자선재단에 기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소로스가 자신이 설립한 자선재단인 ‘열린사회재단(OSF)’에 180억달러(약 20조원)를 추가로 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그가 보유한 순자산 230억달러의 80%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소로스가 지난 1989년 OSF를 설립한 뒤 출연한 금액은 총 320억달러(약 36조2,000억원)로 늘어났다.

소로스는 1979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에 시달리던 흑인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140억달러의 장학금을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활발한 기부활동을 벌여왔다.

이번 기부로 OSF는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 부부가 설립한 ‘빌&멀린다게이츠재단’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민간자선재단이 됐다. OSF는 아프리카와 동유럽 100여개국에서 민주주의 확산과 인권 보호, 난민지원 관련 자선단체 및 비정부기구(NGO) 등을 후원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공산주의 진영이었던 동유럽 국가에서 민주주의 전파사업을 벌여 이 재단의 지원으로 많은 동유럽 국가 관료들이 서구 대학에서 공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럽에서 극우 포퓰리즘이 득세하면서 러시아와 루마니아ㆍ폴란드 등에서 OSF의 활동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소로스의 모국인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는 소로스를 ‘거대한 약탈자’로 표현하며 “소로스가 NGO를 지원하면서 헝가리 난민정책에 반대하는 등 정치에 간섭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1930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소로스는 독일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이민자 출신이다. 1972년 헤지펀드를 설립한 뒤 1992년 영국 파운드화에 대한 공매도 공격으로 한달 만에 15억달러라는 천문학적 환차익을 얻는 등 ‘투자의 귀재’로 명성을 쌓아왔다. 대표적 민주당 지지자인 소로스는 지난해 11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기고문을 통해 “어둠의 세력이 깨어났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잠재적 독재자’ ‘사기꾼’이라고 표현하는 등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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