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를 많이 가진 나라가 세계를 움직이게 된다’
농촌진흥청이 농가를 부자로 만들 수 있는 신품종 종자 개발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고추·무·배추·양배추 등 채소 종자의 품종개발 기술력은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8일 농진청에 따르면 지난 2011~2015년까지 5년 동안 총 528개 품종을 개발했으며, 이중 80% 가량이 실용화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식량 분야 100%, 채소 88%, 과수 19%, 화훼 22%, 종축 5%의 종자 자급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고추 등 채소 종자의 품종개발 능력이 뛰어나 중국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채소 종자 수출 금액은 지난 1991년 5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2009년 2,000만달러, 2013년 4,100만달러, 2015년 4,700만달러, 2016년 5,400만달러로 매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수출시장도 지난해 중국· 일본 등 10개국으로 확대됐다.
농진청이 품종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해외에 지급해오던 로열티도 줄어드는 추세다. 현재 장미·난·버섯 등 12개 품목의 종자 개발에 성공해 지난 2014년 136억원이던 로열티 지급액이 2015년 123억2,000만원, 지난해 117억9,000만원으로 줄었다. 딸기의 경우도 지난해 국산품종 보급률이 93%로 매우 높은 품종이다. 농진청이 딸기 품종 ‘설향’ ‘수경’ ‘대왕’ 등을 개발하면서 농가에 보급해 국산품종 보급률을 지난 2005년 9.2%에서 지난해 93%로 끌어 올렸다.
농진청은 쌀 자급률 유지와 소비촉진을 위한 가공 기능성 품종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밥맛과 재배 안정성이 탁월한 최고 품질벼 ‘삼광’, ‘수광’ 등 16품종을 개발했다. 또 쌀 소비촉진을 위한 가공용 및 기능성 특수미 품종개발에 나서 쌀가루 전용인 ‘한가루’, 양조전용 ‘설갱벼’, 건강 기능성물질 고함유 ‘눈큰흑찰’ 등 84품종을 개발해냈다.
다만 화훼의 종자 자급률은 국화 31%, 장미 30%, 거베라 23%, 난 16%로 여전히 낮아 앞으로 더욱 공을 들여야 할 과제다.
농진청은 채소나 쌀 외에도 최근 몇 년 동안 한국형 씨돼지 육성과 보급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씨돼지 수를 지난 2015년 148마리에서 2016년 232마리, 2017년 350마리로 꾸준히 늘려오고 있으며 오는 2021년에 500마리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농진청이 보유한 유전자원 확보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한국을 유전자원 보유 강국으로 성장시켰다. 현재 농업유전자원센터에는 1,777종 16만5,303점의 유전자원이 보존돼 있다. 이는 미국 53만점, 중국 39만점, 인도 34만점, 러시아 32만점, 일본 24만3,000점에 이어 세계 여섯 번째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지난 2015년 현재 세계 종자 시장 규모는 4억68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국내 종자 시장은 세계 종자 시장의 1%인 4억3,000만달러 수준”이라며 “경쟁력 있는 품종 개발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