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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지하벙커·경희궁 방공호·신설동 유령역...서울 속 비밀공간, 빗장 푼다

19일 전시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해 공개된 서울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에서 시민들이 전시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시민들에게 공개된 서울 여의도 비밀벙커.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옆에 위치한 출입문 계단으로 5m가량 내려가면 하얀 벽면의 871㎡ 규모 공간에 한국 근현대사 과정을 담은 사진과 설치미술작품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 1977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밀 경호시설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곳은 28년이 지난 2005년 버스환승센터 공사를 하면서 발견됐다. 서울시가 정밀점검과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벙커를 전시문화공간으로 개조하고 이날부터 시민들을 맞았다.

‘세마(SeMA·서울시립미술관) 벙커’라고 명명된 이곳에 들어서면 벽면에 또 다른 공간으로 연결되는 작은 통로가 있다. 통로를 따라 들어가면 박 전 대통령이 응접실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66㎡ 규모의 공간이 나온다. 이곳은 소파와 화장실, 세면시설을 갖추고 있다. 서울시는 원형 보존을 위해 화장실과 샤워시설은 그대로 두고 소파는 발견 당시 모습과 비슷하게 다시 만들었다.



여의도 비밀벙커는 누가, 언제, 무슨 목적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기록과 자료가 전혀 없는 상태다. 서울시가 과거 항공사진 등을 조사해 공사 시기와 목적 등을 추측할 뿐이다. 개관식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근현대사의 중요한 장소 중 한곳인 이곳에 대해 좀 더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면서 “벙커에 대한 자료는 없지만 당시 공사에 참여했던 인부나 관계자를 찾아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서울시립미술관이 관리하게 될 ‘세마 벙커’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10시부터 오후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서울시는 여의도 비밀벙커와 함께 비밀 지하공간인 경희궁 방공호와 신설동 유령역도 오는 21일부터 개방한다. 시는 경희궁 방공호가 일제 말기 비행기 공습에 대비한 통신시설로 쓰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설동 유령역은 1974년 지하철 1호선 건설 당시 만든 역사지만 노선이 변경되면서 폐역사가 됐고 그동안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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