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지도부가 친박계 핵심 3인(박근혜 전 대통령,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돌입하자 계파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장하는 모양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한동안 공개발언을 자제하던 친박계가 ‘홍준표 대표’를 겨냥하며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홍 대표도 친박계를 향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며 친박계 청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친박계 좌장인 서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희망을 위해 홍 대표 체제를 허무는 데 제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를 압박하기 위해 ‘성완종 리스트 사건’ 관련 추가 폭로까지 쏟아냈다. 서 의원은 “홍 대표는 성완종 사건으로 검찰 수사 과정에서 나에게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며 “누구보다 홍 대표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 대표가 자신의 사퇴 요구에 답하지 않을 경우 관련 증거까지 내놓겠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홍 대표는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대법원 최종심을 기다리는 처지다. 그런 사람 자체가 야당 대표로는 결격사유”라며 ‘홍준표 체제’의 정당성을 문제 삼았다.
서 의원은 “뜻을 같이하는 동지들과 함께하겠다. 향후 홍 대표 퇴진을 위해 일차적으로 당내·외 법적 절차를 해나가겠다”며 친박계가 홍준표 체제를 흔들기 위한 집단행동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서 의원의 입장 발표에 앞서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도 홍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최 의원은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의결이 있던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행위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면서 홍 대표를 ‘정치적 패륜·배신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박계 핵심인 김진태 의원과 김태흠 최고위원도 홍 대표를 비판하며 거들었다.
홍 대표는 친박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의 준동에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친박 청산 작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서 의원의 기자회견 직후 “노욕에 노추로 비난받지 마시고 책임지고 당을 떠나십시오”라며 설전을 이어갔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 의원의 폭로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그런 유치한 협박에 넘어갈 홍준표로 보았다면 참으로 유감”이라고 맞받아쳤다.
홍 대표는 서 의원과의 통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자신들의 부정을 숨기기 위해 나를 억울하게 누명을 씌우고 그것을 빙자해 당원권 시비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후안무치한 반발”이라며 “나는 성완종 리스트의 최대 피해자”라고 반박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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