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대로 아래에 지하 6층, 연면적 16만㎡ 규모의 거대 지하도시가 될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가 지하 4층 깊이까지 전체 시설에 자연광이 스며드는 공간으로 지어진다. 이화여대 캠퍼스 센터(ECC) 설계자로 국내에 잘 알려진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Dominique Perrault)가 설계를 맡는다. 지상에는 뉴욕의 센트럴파크, 런던의 하이드파크와 같은 면적 3만여㎡ 규모의 대형 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 국제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이 같은 계획을 담은 도미니크 페로 설계 컨소시엄의 ‘빛과 함께 걷다(LIGHTWALK)’를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설계안의 주요 특징은 지상의 대형 녹지광장을 중심으로 삼성역, 봉은사역까지 지면을 가로지르는 길이 560m의 ‘라이트빔’ 설치다. 라이트빔은 태양광을 흡수해 모으고 반사시키는 일종의 태양광 공급 시설로, 지하에도 마치 지상에 있는 것처럼 환한 자연광을 전달하는 장치다. 지하에 조성되는 철도 통합역사와 버스환승정류장은 교통시설 이용수요, 노선별 특성 등을 감안해서 배치해 평균 환승거리를 서울역(378m)의 3분의 1 수준(118m)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앞서 서울시는 5개 광역 철도 통합역사와 버스환승정류장, 공공·상업시설 등이 들어서게 되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사업의 기본계획을 지난 6월 발표하고 사전 공모를 통해 선정된 국내·외 6개 팀을 지명 초청해 약 3개월에 걸쳐 국제설계공모를 실시했다. 도미니크 페로는 프랑스 국립도서관, 베를린 올림픽 경기장 같은 프로젝트를 수행한 세계적인 건축가로 정림건축, 공간건축, 유신·태조·선진 엔지니어링 등 국내 건축·엔지니어링 분야 전문회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모에 참여했다. 당선자에게는 기본설계권과 실시설계·시공 과정에서의 사후설계관리권이 주어진다. 서울시는 설계 범위 등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한 후 오는 12월 중 설계 계약을 체결하고 2018년 1월부터 기본설계에 착수해 2019년 1월 설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정수용 서울시 지역발전본부장은 “복합개발이 완료되면 영동대로·삼성역 일대는 새로운 대중교통의 중심이자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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