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사람이 살고 있는 재건축 대상 빌라를 굴착기로 밀어버린 시행사 관계자 등 9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시행사 직원 백모(39) 씨와 현장소장 최모(38) 씨를 특수손괴 혐의로 구속했다. 또 조합장 김모(54) 씨 등 7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26일 부산 남구 문현동의 4층짜리 빌라를 굴착기로 무단 철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빌라는 재건축 대상이었다. 하지만 당시 주민이 거주하고 있었다. 애초에는 6가구가 살고 있었지만 2가구는 이주했고 4가구 주민 약 10명이 남아 있는 상황이었다.
백 씨 등은 주민 대다수가 출근한 시각, 혼자 빌라에 남아 있던 주민을 밖으로 불러냈다. ‘협상하자’고 제안하면서다. 일당은 이 틈을 노리고 굴착기로 건물을 밀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가지고 있던 가구, 금품 등 소지품을 전부 잃고 모텔 등지를 전전해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백 씨 등은 낮은 가격으로 건물을 매입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 이들은 건물을 7억 4,000만 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감정가가 3억 6,000만 원으로 나타나자 감정가만 주려고 무작정 건물을 철거해버렸다. 이들은 무단 철거 후 “매매협상이 끝나 철거하면 되는 줄 알았다”고 둘러대다가 주민들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자 법원에 3억6,000만원을 공탁한 뒤 애초 합의한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나 몰라라’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류승연 인턴기자 syryu@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