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0년 넘게 쌓인 빚을 스웨덴 측에 갚고 있지 않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3일 전했다.
VOA는 스웨덴 무역보험기관 EKN이 낸 지난해 연례보고서를 인용해 스웨덴이 16개 국가에서 돌려받아야 할 60억 2,000만 스웨덴 크로나 가운데 북한이 진 채무가 27억 크로나(약 3억 3,000만 달러·한화 3,786억원)가량 되며 전체 중 45%를 차지한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는 “채무국 가운데 채무 이행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나라는 북한뿐이다”고 밝혔다.
북한이 진 빚은 1974년 스웨덴 브랜드인 볼보 자동차 1,000대를 다른 제품과 함께 수입한 뒤 값을 치르지 못하면서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고 VOA는 전했다. 채무 규모는 애초 6억 크로나였지만 그간 이자 등이 더해져 27억 크로나로 불었다. 카리나 캠프 스웨덴 EKN 공보관은 VOA에 “북한과 체결한 계약에 따라 매년 두 차례 빚을 상환할 것을 독촉하지만 답변을 대게는 듣지 못한다”면서 “북한에 돈을 돌려받겠다는 것이 EKN 입장”이라고 말했다.
북한에 돈을 돌려받지 못한 국가는 비단 스웨덴뿐만은 아니다. 이사벨 헤르코머 스위스 경제부 대변인은 VOA에 “북한과 채무조정 협정을 맺어 채무변제를 유예한 상황”이라면서도 채무를 없애주거나 줄여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스위스에서 2억 510만 스위스 프랑(약 2억 875만 달러)을 빌린 뒤 아직도 갚지 않고 있다. 핀란드 수출신용기관(Finnavera) 관계자도 VOA에 북한이 진 부채와 관련 “만기일에 변제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받을 돈 중 채무 불이행 처리된 금액은 없다”고 VOA에 전했다. 북한은 핀란드에 1970년 당시 3,000만 유로 상당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