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23일 “한국의 전자정부 구축 경험과 기술을 공유해 그리스가 전자정부를 조기에 구축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스 정부가 신속해지고 투명해지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아테네 시내 총리 집무실에서 회담 후 개최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전자정부를 비교적 이른 시일에 구축했고, 세계 여러나라가 한국의 경험을 견학하는 게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다른 분야 정보통신기술(IT)에 대해서도 한국의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길 바란다”며 “그리스에 진출한 많은 한국기업이 공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서 양국 정부는 전자정부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리스 정부는 작년 11월 우리나라 행정안전부에 ‘전자정부 경험 및 지식공유’를 요청했다. 양해각서는 행안부 심보균 차관과 그리스 조지 까뚜르갈로스 외교부 대체 장관이 각각 서명했다.
이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리스와 무역 다변화 및 경제 분야에서 ‘확대·균형정책’, ‘호혜적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한-그리스 교역이 조선 분야에 편중돼 무역 불균형 심화하고 있다. (한국 업체들이) 조선 부품을 가능한 그리스산을 이용하도록 노력하길 요망한다”며 “무역을 다변화해서 그리스가 자랑하는 올리브오일, 와인 등이 한국에 좀 더 수입돼 한국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분야, SOC(사회간접자본)는 한국이 상당한 정도의 강점을 가지기에 경험과 기술을 그리스와 언제든지 공유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그리스 경제 분야에 있어서 교역량을 늘림으로써 점점 균형에 근접하는 정책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치프라스 총리 역시 “더 많은 한국기업이 그리스에 더 많이 투자했으면 좋겠다. 인프라·에너지·혁신·디지털기술 부문에서 더 많은 투자를 했으면 한다”며 “조선뿐만 아니라 다른 농산품에도 교역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노력하겠다는 말씀에 감사한다. 그리스는 한국 선박 분야에 많이 투자한다. 그리스 가정집에 한국 전자제품이 없는 집이 어디 있느냐”며 “그리스가 좋은 농산품을 한국에 많이 수출하고, 한국이 배를 만들 때 그리스부품을 써주면 (불균형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치프라스 총리는 “한국은 좀 특별한 나라다. 굉장히 일찍 기술개발에 앞장섰다. IT 세계가 열릴 것이란 것을 한국이 빨리 간파했고, 인재·사람에 투자했다”며 “사람들이 교육수준이 높고 지식기반 산업이 발전했다. 한국이 개발한 기술이 실생활에 사용되고 있다. 한국의 경험이 저한테는 특별하게 다가온다”고 친밀감을 나타냈다.
이어 “양국이 산학연 협력을 더 많이 했으면 한다. 중국 등 다른 동아시아 국가와 비교해 보면 한국과 관련해 바라는 것은 굉장히 구체적이다. 양측이 상생할 분야가 매우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양국총리는 이날 30여분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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