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당분간 카탈루냐를 직접 통치하겠다고 밝히자 카탈루냐의 시민들이 대규모 ‘불복종 운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라울 로메바 대외관계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카탈루냐의 전 공무원이 정당하게 선출된 이들의 지시를 계속 따를 것이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카탈루냐의 전체 공무원에게 스페인 정부에 대한 ‘보이콧’을 지시한 것이다.
카탈루냐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미 정부의 직접통치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수백여 곳의 카탈루냐 지자체들은 카탈루냐 자치의회에 정부의 헌법 155조 발동안을 거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라고 요구했다.
학생과 노동자들도 총파업과 동맹휴업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교사단체는 오는 25일 대규모 항의 행진을, 대학생 단체들은 26일 동맹휴업을 준비 중이다. 주요 노동단체들도 총파업 등으로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현재 스페인은 정부가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할 수 있다’고 규정한 헌법 155조를 앞세워 지자체들을 압박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카탈루냐 공무원들이 전면 불복종에 나설 경우 직접 통치는 난관에 부딪힌다. 이들이 명령을 거부할 경우 체포하고 중앙정부 인력으로 교체하는 방법이 있지만, 충돌이 불가피하다. 충돌은 정치적 부담이 크다. 실제로 스페인 경찰은 지난 1일 카탈루냐 분리독립 찬반 주민투표 당시 투표함을 몰수하고 시위대를 해산하다가 일부 주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그 결과 스페인 정부에 대한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했다.
/류승연 인턴기자 syry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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